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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안에서 서로의 마음을 자주 표현하세요!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2-06-08 10:49:25 조회수 : 480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고사성어는 종교적 심성에 기반을 둔 인간관계에서 이상적인 모습으로 종종 상정되곤 합니다. 눈빛만 바라봐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상대방이 척척 헤아려 준다면, 그리고 더 나아가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요? 이처럼 누군가 내 마음을 속속들이 알아주고 공감하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하겠습니까? 하지만 이것은 또 다른 나의 이기적인 욕심의 발로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혼인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 카나혼인강좌를 할 때,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서로의 감정을 자주 표현하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을 올바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상대방은 결코 나의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알아서 내 전부를 이해해주겠지라는 바람으로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기다리는 시간이 누적된다면, 서로를 향한 서운함과 오해가 증식되어 가정 안에서 갈등의 장벽으로 마주하게 될 순간이 분명 찾아오게 됩니다.

 

아쉽게도 는 온전한 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야 합니다. 물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미덕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때도 기준은 가 아닌 자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할 때, 기쁘고 행복할 때, 고마울 때, 슬플 때, 미안할 때 등 매 순간 자신의 마음을 나와 함께 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솔직히 표현하고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사랑의 기쁨 가정의 해(2021-2022)를 선포하며 가정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세 가지 표현만 적절히 한다면 가정의 성화를 이루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십니다. 그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타인의 삶을 방해하지 않고 존중하며 양해를 구하는 “~해도 될까요?”, 가정 내 봉사에 감사하는 고마워요.”, 꺼내기 쉽지 않지만 상처받은 이들에게 진심을 전하는 말인 미안해요.”입니다.

 

가장 작은 배려와 사랑이 가정 안에서 시작될 때 이 빛은 세상을 비추는 찬란한 등불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마시고, 기대하지 마시고, 기다리지 마시고 나의 마음을 용기 내어 자주 표현하세요!


글ㅣ진효준 요셉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