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토마스 데 아퀴노 사제 학자 기념일
“충실한 신앙”
세상에서 가장 작은 씨앗 겨자씨! 그러나 그 씨앗도 잎과 줄기와 열매를 내기 위해서는 땅 속에 파묻혀 자신을 깨는 인고(忍苦)의 시간을 반드시 겪어야 합니다. 땅 속에서 홀로 ‘고독과 어둠’을 견디어내고, 힘겨운 ‘자신의 깨어짐’을 받아들이고 나면 새 생명이 시작되고 마침내 하늘의 새들이 깃들 큰 나무로 자라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와 같은 씨앗에 비유한 데에는 신앙의 성숙을 이루는 우리를 향한 당신의 섭리를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누구나 충만하고 완전한 신앙을 이루어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기쁨을 얻기 위해서는 씨앗처럼 어둠에서 침묵으로 고독과 자신의 깨짐을 견디어 내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히브리서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새겨 들어봅시다.
“여러분이 빛(신앙)을 받은 뒤에 많은 고난의 싸움을 견디어 낸 때를 기억해 보십시오. 어떤 때에는 신앙 때문에 공공연히 모욕과 환난을 당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그러한 처지에 빠진 이들에게 동무가 되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믿음 생활 때문에 여러분은 또한 감옥(고독과 외로움, 어둔 밤)에 갇히기도 했고 그렇게 감옥에 갇힌 이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었으며, 재산을 빼앗기는 일(자신을 깨고 비우고 낮추는 일)도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이 모든 것을 인내하며 감수할 수 있었던 것은 그보다 더 좋고 또 길이 남는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하느님 나라와 신앙의 완덕이라는 희망)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히브 10,32-34)”
그러므로 우리는 히브리서를 통해서 전해지는 위로와 격려에 더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새롭게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그 확신과 희망을 버리지 마십시오. 그것은 큰 상을 가져다줍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 약속된 것을 얻으려면 인내(忍耐)가 필요합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삽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어서 마침내 생명을 얻을 사람입니다.(히브 10,35-39)”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이기적이고 저속한 세속의 일들과 부딪히며 주님이 우리 안에 뿌리신 신앙이 점점 힘들고 어려워진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하게 되는 이 때, 인내와 믿음을 통해서 하느님 나라의 큰 상을 받을 충실한 신앙인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 같이 겨자씨와 같은 모습으로 시작한 신앙생활이라도 누군가는 신앙을 위해 많은 고난의 싸움을 잘 이겨내어 희망과 은총으로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간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명확하게 구별되고 있음을 영적인 눈으로 식별할 수 있습니다. 영적 성장을 위해 잠시 어둠 속에서 고난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 주님은 오늘 이렇게 위로하십니다.
“네 길을 주님께 맡기고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께서 몸소 해주시리라. 주님 앞에 고요히 머물며 그분을 고대하여라. 주님께서는 올바른 사람의 발걸음을 굳건히 하시고 그의 손을 잡아주시니 그는 비틀거려도 쓰러지지 않으리라. 주님께서는 올바른 것을 사랑하시고, 당신께 충실한 이들을 버리지 않으신다. 충실하고 올바른 이는 하느님의 가르침이 그 마음에 있어 그 걸음이 흔들리지 않는다.(시편 37,5.7.23-24.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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