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부활 제2주간 목요일
(요한 3,31-36; 사도 5,27-33)
찬미 예수님!
오늘은 세월호 참사 1주기입니다.
오늘 하루를 지내면서 특별히 이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들 그리고 이 사건의 생존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이 사건의 진실이 하루빨리 규명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았으면 합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 보면 덮고 가리고 모면하려고 하는 사람들과 열어서 드러내고 당당히 맞서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덮고 가리고 모면하려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지 못하고 책임을, 잘못을 다른 이에게 돌리는 데만 급급하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이고 치우고 제거해 버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진실을 열어 헤치고 드러내 보이려고 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닥쳐오는 어려움에 당당히 맞섭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바라보는 이는 하느님의 진리를 결코 사람들의 요구와 기대에 맞춰 넣지 않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바라고 요구하고 위협해 와도 그저 진리만을 말합니다.
제가 아주 존경하고 좋아하는 마르티니 추기경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제자란 누구인가? 제자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연장시키고 확장시키는 사람이다. ... 제자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다.”
오늘 독서의 제자들이 바로 예수님이 하신 일을 그대로 하고 있네요.
참 제자입니다.
우리는 성사에 관한 교리를 가르치면서, 예수 그리스도는 곧 ‘하느님의 성사’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이 누구이신가를 가장 잘 드러내 보여 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회를 가리켜 ‘그리스도의 성사’라고 합니다.
우리가 교회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잘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하느님을 믿고 영원한 생명을 바라며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합니다.
즉 교회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교회를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그리스도의 성사’라고 한다면, 오늘을 사는 나도 또한 ‘그리스도의 성사’라고 할 수 있는가?
세월호 사건 1주기를 맞는 오늘 이곳에서 살고 있는 나도 그리스도의 모습을 드러내는 삶을 살고 있는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나는 나의 말과 행동으로 무엇을 증언하고 있는가?
예수님이시라면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하실까? 하는 것을 돌아보고 살아가는 하루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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