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마르 14,12-16.22-26; 탈출 24,3-8; 히브 9,11-15)
찬미 예수님!
주님 성체 성혈 대축일인 오늘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주셨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세상의 누가 나를 위해 자신의 몸과 피를 내어줄 수 있겠습니까?
바로 나의 주님께서 나에게 바로 그렇게 해 주셨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만큼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최고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수난 전날 최후의 만찬상에서 제자들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내 몸이다. 받아 먹어라. 내 피다, 받아 마셔라.”
도대체 우리에게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어디까지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끝이 없는 사랑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놓는,
그것도 모자라서 받아먹고 마시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을 내어주시는,
그리고 단 한 번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런 끝없는 사랑입니다.
당신의 몸과 피를 받아먹고 마시라는 이 말씀을 조용히 눈을 감고 침묵 가운데서 주님의 현존을 의식하면서, 지금 내 앞에서 주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당신의 몸과 피를 주셨는데, 우리는 너무 의식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주님의 몸과 피를 마시든가, 아니면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만 만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용히 당신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라는 말씀을 지금 나에게 내 앞에서 직접 하시는 말씀으로 떠올리면서 성체와 성혈은 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감사히 먹고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왜 우리에게 당신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라고 하시는 것일까요?
주님께서는 당신의 피를 내주시면서 “계약의 피”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와 하느님 사이에 맺는 새로운 계약의 피인 것이지요.
구약에서 맺은 계약은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되시고,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예수님께서 당신의 피로 새롭게 맺은 계약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고,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지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과의 계약 앞에 이런 맹세를 하지요.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습니다.”
하느님 백성으로 충실히 살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피로 맺어주신 새로운 계약에 참여하는 우리도 이런 결심을 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는 “계약의 피”라고 말씀하시면서 우리 모두도 하느님의 자녀로서 충실히 살아갈 것을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충실히 사는 것은 그리스도처럼 사는 것이지요.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끝없는 사랑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인 오늘 당신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라고 내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면서 우리도 하느님의 자녀로서 주님처럼 우리 자신을 내어놓는 그 끝없는 사랑을 살아갈 것을 다짐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것을 내어놓는 사랑에는 그래도 모든 것을 내어놓는 사랑이 합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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