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0월 2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0-23 조회수 : 380

첫 번째 사람은 “나는 해 떨어지면 아무것도 먹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고, 두 번째 사람은 “나는 해 떨어진 뒤에 배가 고프면, 우유와 물만 마실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이 두 다짐 중에서 어떤 다짐이 목표에 달성할 가능성이 클까요? 두 번째 사람의 다짐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의도에는 목표 의도와 실행 의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목표 의도에는 단순히 바라는 결과 상태만 들어 있고, 실행 의도에는 상황과 행동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에 따른 행동을 구체화하는 실행 의도가 있을 때, 목표에 달성할 가능성에 가까워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목표 의도만을 세우고 있을 때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작심삼일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금연하겠다. 절주하겠다. 운동하겠다. 살을 빼겠다. 등등의 목표 의도만 내세우고 있었던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요? 정말로 나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상황과 행동이 들어있는 실행 의도를 담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우리 신앙인들도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하늘 나라에 가겠다는 목표는 있는데, 그 실행 의도는 있을까요? 그냥 막연하게 하늘 나라에 가겠다는 말만 하고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바르게 행동하라는 엄한 경고를 내리십니다. 재판정으로 가는 길에 합의를 보아 소송을 피하지 않으면 결국 재판을 받아 감옥에 갇히고 거기서 끝내 나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시지요. 당연한 말씀입니다. 그래서 바르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과의 관계에서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하느님 나라에 곧바로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만 생각하는 착각에 빠진 것이 아닐까요?

사람이 죽으면 이승에서 한 일을 재판관이신 그리스도의 판결을 결정합니다. 우리에게 빚이 있다면, 그 빚이 많든 적든, 재판관은 우리를 우리의 주인인 채권자에게 맡길 것이고, 우리는 그 빚을 모두 갚기 전에는 풀려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의 빚이 많든 적든 오직 예수님만이 그것이 탕감하실 수 있으며, 그분의 탕감을 받지 않고서는 아무도 자기 빚에서 풀려나지 못합니다. 이 빚이 바로 우리가 이 세상에서 지은 죄의 결과입니다. 그 빚을 미리 갚아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빚을 미리 갚는 우리의 모습이 바로 실행 의도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겠다는 목표 의도에서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의 실행 의도가 더 해지고 더 해질 때, 우리의 목표 의도도 이룰 수가 있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