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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0-26 조회수 : 559

요즘 아이들에게 도시락 싸 들고 학교 다녔던 시절의 이야기를 해준다면 어떨까요? 버스 안에서 반찬으로 싸 간 김칫국물이 흘러서 냄새가 진동하고, 교과서가 빨간 김칫국물로 얼룩져 있었다고 이야기해준다면 “설마?”라고 말하지 않을까요? 계란 반찬을 아이들에게 뺏기기 싫어서 보이지 않도록 밥 밑에 깔아 놓았던 일, 겨울이 되면 난로 위에 도시락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던 일…. 요즘 급식을 먹는 아이들은 이해하기 힘든 풍경일 것입니다.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요?

“말도 안 돼요. 도저히 못 믿겠어요.”

지금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처럼 되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30년 전만 해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어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요?

믿지 못 할 일이지만 거짓이 아닌 진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의심을 하고 믿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의 관점으로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세상일도 믿기 힘든 것이 많은데, 하느님의 일은 어떨까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일을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의 생각으로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언제나 그 자리에 계시면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께 대한 믿음이 중요합니다. 이 믿음을 통해서만 이 세상을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열여덟 해 동안 ‘병마’에 시달리던 여자를 사탄과 죄의 사슬에서 풀어 주시어 여자의 인생을 바꿔놓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이 병에서 풀려났음을 선언하심으로써 당신께서 가져다주시는 해방에 대해 가르치십니다. 이어지는 논쟁에서 회당장은 안식일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이렇게 말합니다.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안식’이라는 말을 영적으로가 아니라 문자적으로만 이해했던 것입니다. 안식일에도 짐승을 풀어 먹이를 먹인다면, 사람을 죄와 질병에서 풀어 주는 일도 마땅히 할 수가 있습니다.

회당장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하시는 일에서 시대의 징조를 읽지 못했고, 오히려 예수님께서 하느님으로 경배받으시는 것을 시샘했던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에페 5,2)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분께 대한 믿음을 가져야 사랑을 품을 수 있습니다. 사랑을 품으며 사는 사람만이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군중들이 기쁨을 간직한 것처럼 큰 기쁨의 삶을 누릴 수가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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