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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1-12 조회수 : 2547

어느 청년이 있었습니다. 이 청년은 선생님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지요. 교사가 되어 학생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면서 즐겁게 생활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원했던 선생님이 되었지만, 그 꿈이 얼마나 실현되기 힘든 일인지를 곧바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자기를 찾아오는 학생들을 볼 수 없었습니다. 존경심도 전혀 없고, 자신에 대한 호감도 없었습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예전의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기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친한 고등학교 동창에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가 아주 뜻밖의 말을 하는 것입니다.


“너 학생 때 학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잖아. 지금도 학교를 좋아하지 않는 것 아니야?”


학생 때부터 선생님이 된 지금까지도 학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본인이 좋아하지 않으니, 학생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고 또 존경을 표현할 수도 없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이 있고 없고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사람들은 호감을 느끼고 그래서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자신에게 호감도 없고, 함께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면 내 안에 사랑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소리를 지르면서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라면서 예수님의 신원에 대해 말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조용히 하여라.”라면서 함구령을 내리시지요. 베드로도 예수님에 대해 똑같이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백을 통해 커다란 칭찬과 함께 하늘나라의 열쇠까지 얻었습니다. 하지만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은 혼이 납니다. 그의 말 역시 정답인데 말이지요.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사랑으로 고백했고, 악마는 두려움으로 고백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랑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 얼마나 사랑을 간직하면서 생활했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혹시 자신이 받을 사랑만 생각하면서, 사람들이 사랑을 주지 않는다면서 불평불만을 던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가장 먼저 자신이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을 가지고 고백을 해야 주님의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사랑을 가지고 이웃에게 다가가야 주님으로부터 더 큰 선물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사랑 넘치는 우리의 고백을 원하십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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