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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9-16 조회수 : 739

아직도 내게 슬픔이/ 우두커니 남아 있어요
그날을 생각하자니/ 어느새 흐려진 안개
빈 밤을 오가는 마음/ 어디로 가야만 하나
어둠에 갈 곳 모르고/ 외로워 헤매는 미로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있나요.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사랑하고 싶어요/ 빈 가슴 채울 때까지
사랑하고 싶어요/ 살아 있는 날까지

고등학생 때 기타를 치며 많이 불렀던 가수 최성수의 ‘동행’이란 노래의 가사입니다. 이 노래 가사 중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 있나요’라는 노랫말이 있습니다. 누가 있을까요? 배우자, 가족, 친구…. 그런데 끝까지 어떤 상황이 있어도 나와 함께 해줄 사람은 누구일까요? 

부모와 자식 간에 등지며 사는 모습도 많이 보고, 형제간에도 소송으로 서로 적대시하는 모습도 봅니다. 친한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서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진정한 동행은 주님밖에 없습니다. 내가 주님을 배신해도, 돌아오면 다시 받아주시는 주님이십니다. 너무 힘들어 눈물 흘리고 있을 때, 침묵 속에서 함께 해주시는 분은 주님뿐입니다. 

이런 주님임을 기억하면서 오늘 복음을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빚을 자주 언급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모국어인 아람어로 ‘호바’는 ‘빚과 죄’라는 두 가지 뜻이 있는 까닭에, ‘빚’ 이미지는 흔히 ‘죄’를 가리킵니다. 두 채무자의 비유에서 돈놀이꾼은 하느님을 가리키는 이미지입니다. 

돈놀이꾼에게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노동자의 500일분 품삯)을 빚졌고, 또 한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습니다. 그들이 빚을 갚을 길이 없자 돈 놀이꾼은 이를 탕감해 줍니다. 

빚을 적게 탕감받은 이는 부지런히 율법을 익히고 지켜서 의인으로 자처한 바리사이들이고, 빚을 많이 탕감받은 이는 율법을 잘 알지 못하고 지키지도 못한 직업상의 죄인들, 윤리상의 죄인들을 가리킵니다. 대표적으로 세리, 간음녀였습니다. 

여기에 드러나는 예수님의 신관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하느님은 가차 없이 쥐어짜는 수전노가 아닙니다. 큰 빚을 탕감해 주시는 인정 많은 채무자 같은 분이십니다. 그래서 요한 사도는 그의 서간에서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이런 사랑으로 진정한 동행을 해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사랑에 어떻게 동행하고 있었을까요? 빚을 적게 탕감받았다고 그 사랑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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