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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2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6-12 조회수 : 1060

결국 삼위일체 신비는 인간에게 당신 자신을 건네주시는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의 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사제들에게 언제나 부담스럽고 껄끄러운 삼위일체대축일이 돌아왔습니다.
매년 어떻게 하면 신자들에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까 고민하다가
어떤 때는 얼토당토않은 ‘이단’으로 빠진 적도 종종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삼위로 존재하시는 이유에 대해서 묵상해봅니다.
전통적인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모든 구원 역사는 성부로부터 유래하고, 성자에 의해서 실현되며, 성령에 의해서 충만히 성취됩니다.
성자와 성령은 성부이신 ‘하느님의 두 손’입니다.”(이레네우스 교부) 
 
“성부께서는 ‘낳으시는 분’이시고, 성자께서는 ‘나시는 분’이시며, 성령께서는 ‘발(發)하시는 분’이십니다.”(아우구스티누스 교부) 
 
하느님 아버지(聖父)께서는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聖子)를 이 세상에 보내주셨는데,
그 아들은 성부께 도달하는 길이자 성부께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그 아들에 이어 더욱 완벽하게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한 협조자(聖靈)를 우리 가운데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성령은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보내시는 최고 선물입니다.
그런데 이 성삼위는 완벽하게 하나로 일치되고 통합되어 상호 긴밀하게 협조하는 한 하느님이십니다. 
 
이렇게 성삼위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성부와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구체화된 자비와 연민의 성자와 감미로움과 은은함과 섬세함의 근원이신 성령께서 온전히 한 몸이 돼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삼위로 존재하시는 이유에 대해서 묵상해봅니다.
성삼위께서는 상호 온전히 하나로 결속되어 완벽한 일치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보여주고 계십니다.
성삼위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항상 소통하시고 상호 증여하시며 한 마음 한 몸이 어떤 것인지를 모델로 제시하고 계십니다. 
 
언제나 자기 본위의 자세를 탈피해서 서로 낮추시고 서로 순명하시며 사랑하십니다.
성삼위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통합된 사랑이 무엇인지를 드러내고 계십니다. 
 
오늘 우리의 발밑을 한번 내려다봅니다. 이리 갈라지고 저리 찢겨지고 사분오열되어 있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더 자주 바라볼 순간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오늘 우리 사이, 우리 공동체 사이, 국가와 민족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높은 장벽을 당장 허물 것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나와 너무 다른’ 너를 너그럽고 관대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기대하고 계십니다. 
 
삼위일체 신비와 관련된 박준양 신부님의 가르침이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결국 삼위일체 신비는 인간에게 당신 자신을 건네주시는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의 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미천한 인간에게 당신에 관한 가장 내밀(內密)하며 지고(地高)한 신비인 삼위일체를 드러내시는 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그 신비를 온전히 깨닫지는 못하지만, 사랑의 관계 안에서 삼위일체 신비를
몸으로 살아 나갈 수는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듯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기 위하여 노력할 때, 성삼위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의 마음 안에 함께 하시어 내주(內住)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를 우리는 ‘삼위일체적 삶’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어느 한 위격에게 드리는 기도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지금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우리 삶의 자리와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더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기도드리면 됩니다. 
 
한 위격만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바치는 기도라 할지라도 이는 곧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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