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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6-17 조회수 : 1267

칭찬이 독이 되는 인간: 마음의 빛이 어둠인 사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보물을 하늘에 쌓으라고 하십니다.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마음의 빛이 눈으로 나온다시며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마태 6,23) 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네 안에 빛이 어둠이면”의 뜻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빛이 어둠이 될까요?  

 

‘개는 훌륭하다’에서 보호자들을 가스라이팅하는 레트리버에게 강형욱 훈련사도 손을 물린 적이 있습니다.

리에라는 레트리버는 다른 사람들이나 산책하다 작은 강아지를 만나도 도망을 치거나 드러누워 배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겁이 많은 아이인데 가족은 다 뭅니다. 물론 물고 나서 가족 무릎에서 다시 재롱을 떱니다.

가족들은 리에가 본래 착한 개인데 어떤 상처가 있어서 그런 줄 압니다.

하지만 리에는 가족들을 가스라이팅하는 것입니다.  

 

엄마가 화분을 닦으려고 하자 순하디순한 리트리버는 으르렁대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보호자는 뒤로 물러섭니다.

화분을 언제 닦느냐는 질문에 보호자는 리에게 없을 때 닦는다고 합니다.

리에가 화내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워낙 착한 개이니까. 

 

그러나 강 조련사는 “그거는 아이가 담배를 피우는데, ‘다 이유가 있겠지! 공부가 얼마나 어려우면!’이라고 하며 방치하는 것과 같아요”라고 따끔하게 말해줍니다.  

 

리에는 가족들을 자기가 살짝 물 때부터 가족들이 자기를 무서워하는 것을 압니다.

사랑도 받고 싶고 지배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물면서 지배하며 애교를 부리고 사랑도 받으려 하는 것입니다.

가족들은 리에를 섬기고 있었습니다.  

 

세속-육신-마귀에서 마귀는 ‘지배욕’입니다. 지배욕이 있는데 소유욕이 없을까요?

리에는 화분을 자기 것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보호자가 화분을 만지려 할 때 화를 내는 것입니다.

내 것이니까 건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잘 따라준 주인에게 다시 애교를 부립니다.

이것만 지켜주면 착한 개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강 훈련사는 이런 개에게 잘 대해주어서는 안 된다고 하며 일부러 화를 내게 만들어 강하게 제압합니다.

이 과정에서 손을 물리게 됩니다. 하지만 억지로 눕혀놓고 입마개를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주인이 “앉아!”를 시켜봅니다. 리에는 앉지 않습니다. 자기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여기는 보호자에게 앉아서 굳이 칭찬을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칭찬은 높은 사람에게 들어야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앉습니다.  

 

강 훈련사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훈련하며 절대 순종하기 전까지는 잘해주지 말라고 합니다.

오히려 그런 애정이 독이 된다고 합니다. 

탐욕’을 나타냅니다.

세상은 어둠이고 하늘은 빛입니다.

마음의 빛은 내가 마음으로 바라는 것을 말합니다.

마음의 빛이 어둠일 때는 마음이 하늘의 것이 아닌 ‘생존욕구’, 곧 ‘세속-육신-마귀’를 추구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탐욕-성욕-지배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하라고 내버려 두라고 하십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

그리고 먼저 참 빛을 추구하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 6,33-34) 

 

만약 세속-육신-마귀를 계속 빛으로 여기는 이가 있다면 그에게는 말씀과 성체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라.

그것들이 발로 그것을 짓밟고 돌아서서 너희를 물어뜯을지도 모른다.”(마태 7,6) 

 

세속-육신-마귀를 추구하는 이들은 아직 짐승의 수준에 머물겠다는 의지를 가진 이들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잘해줘 봐야 하느님까지 가스라이팅합니다.

자기가 잘해서 받는 줄 알지 보호자에게 순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런 이에게까지 당신 살과 피를 내어주셨습니다.

돈주머니를 쥐고 있었던 유다에게까지 당신 살과 피를 내어주시고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결국 그는 예수님을 발로 밟았습니다.  

 

예수님은 왜 그런 이에게까지 당신 자신을 낮추신 것일까요? 그가 원하였기 때문입니다.

원하는데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다 주셨으니 그의 멸망에 대해 더는 예수님께서 책임을 지실 필요가 없습니다. 

 

어쨌건 우리는 마음의 빛이 어둠인 사람, 곧 세상 것을 추구하고 세상 것에 집착하는 사람에게 잘해주며 성당으로 이끌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세례를 받아도 모령성체를 하게 됩니다.  

 

마음의 빛이 참 빛을 추구하는 이들을 초대합시다.

그들에겐 잘해주어도 됩니다.

그들에게 하는 칭찬은 훈련이 되고 성장의 기회가 됩니다.

하지만 다시 돈에 대한 욕구나 육욕, 그리고 지배욕이 커져 순종하지 않는다면 결핍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잘해주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칭찬해주어야 할까요? 미네소타 대학에서 이런 실험을 했습니다.

여학생 80명에게 남들이 자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말을 엿듣게 한 것입니다. 

한 사람은 끊임없이 부정적인 말만 합니다. 한 사람은 끊임없이 긍정적인 말만 합니다.

한 사람은 부정적인 말을 하다가 긍정적인 칭찬으로 끝을 맺습니다.

마지막 사람은 긍정적인 말을 하다가 부정적인 말로 끝을 맺습니다.  

 

이 네 명 중 사람들이 가장 호감을 느낀 사람은 누구일까요?

시종일관 칭찬만 하는 사람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부정적인 말을 하다가 마지막에 긍정적으로 칭찬해 준 사람입니다. 

 

그러면 가장 비호감인 사람은 누구일까요? 끊임없이 부정적인 말만 한 사람일까요? 아닙니다.

좋은 말을 하다가 마지막에 부정적인 말을 한 사람입니다.  

 

마지막은 그 사람에 대한 상대의 기대를 나타냅니다.

계속 좋은 말만 하거나 계속 나쁜 말만 하는 사람은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말을 하다가 긍정적인 말을 한 사람에게는 내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줍니다.  

 

하지만 역시 세속-육신-마귀가 자라게 하는 그런 칭찬은 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를 나를 지배하는 가스라이터로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참 빛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것을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이고 그 사람은 결국 비호감이 되거나 자신이 만든 가스라이터로부터 가스라이팅 당하며 살게 됩니다.  

 

여기 좋은 칭찬의 예가 있습니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나오는 장면입니다.

강박증 환자 잭 니콜슨은 레스토랑 종업원 헬렌 헌트의 사랑을 이 한마디 칭찬으로 얻어냅니다.  

 

“칭찬 한 가지만 해봐요.”

“정신과적인 문제가 있는데, 얼마 전부터 약을 먹기로 했어요. 약을 먹으면 좋아질 수 있대요.”

“그게 무슨 칭찬이에요?”

“당신은 내게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

“내 생애 최고의 칭찬이에요.” 

 

돈만 알고 오만하기 짝이 없어서 의사 말도 안 듣던 잭 니콜슨은 헬렌 헌트 때문에 겸손해지기로 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탐욕-소유욕-지배욕에서 벗어나게 했다면 그것만큼 큰 칭찬이 없습니다.

또 이런 칭찬은 헬렌 헌트의 마음도 사로잡았습니다.

그녀도 돈 때문에, 그리고 교만하여서 힘들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칭찬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공부를 잘한다고, 돈을 잘 번다고, 얼굴이 예쁘다고, 머리가 좋다고 하는 칭찬은 결국 나를 가스라이팅하기 위한 계략이거나, 아니면 나를 진짜 세속-육신-마귀에 빠지게 만들어 지옥으로 보내려는 사탄의 계략일 뿐입니다.

합당한 칭찬은 마음의 빛이 어둠인 사람이 참 빛을 추구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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