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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당리성지 신부님 글

찬미예수님!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5-01 조회수 : 4

늘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리는 요당리 성지 후원회, 형제자매님과 순례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성지는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에 힘입어 순례자들이 많은 5월도 잘 보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성지를 다녀가시며 성지가 아름답다고 말씀하셨고요, 저는 장주기 요셉 성인의 성지이니만큼 미사 때 마다 장주기 성인에 대해서 알려드리려 했습니다. 마침 지금 교회가 희년을 지내고 있고 요당리 성지에도 전대사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미사 전에 고해성사를 보신 분들은 성지에서 미사 영성체를 하시며 교황님의 기도지향에 따른 기도를 바치시고 전대사를 받으셨습니다. 전대사란 우리가 죄를 지어 생기게 되는, 보속해야 할 잠벌을 성인들과 예수님의 공로에 힘입어 없애주는 것입니다. 본인이 받을 수 있고 세상을 떠난 이들, 특히 연옥영혼에게 양도할 수 있는데요. 연옥영혼이 전대사를 양도받는 경우 보속해야 할 벌이 모두 없어지기 때문에 천국에 가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는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연미사를 비롯하여 전대사로 도움을 주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전대사 얘기가 나왔으니 관련하여 연옥에 대한 상해천주교요리의 설명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옥(煉獄)이 무엇이뇨? 하고 물으니 연옥은 세상에서 보속을 다 못하고 떠난 영혼들이 천당에 들어가기까지 단련을 받는 곳이라고 상해천주교요리 문답은 말합니다. 중범죄자와 그 밖의 범인들은 죄의 정도에 따라 벌을 받습니다. 여기에 법의 공정성이 있는데, 하물며 하느님께서 이런 공정함을 지키지 않으시겠느냐고 상해천주교요리는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그 행실대로 갚아 주실 것입니다.”(로마 2, 6; 묵시 22, 12; 마태 16, 27) 현대의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연옥에서 보속하는 것을 마지막 ‘정화’ 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상해천주교요리는 ‘벌’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 교우가 수십년 동안 온갖 죄악의 생활을 계속하여 오다가 오늘 아침 회개하여 겨우 죄사함을 받고서 갑자기 죽었다고 할 때, 이 영혼이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 대전에 곧바로 들어갈 수 있겠느냐고 상해천주교요리는 묻습니다. 곧바로 들어갈 수 없을 것이고 죄에 따른 보속을 연옥에서 모두 마쳐야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초대부터 연옥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하여 왔고, 구약 시대에도 마카베오가 전사자들을 위하여 기도를 청한 사실(2마카 12, 43-46)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유다인들의 여러 가지 폐습을 꾸짖으셨지만 죽은 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그들의 풍습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연옥의 존재를 시사하셨습니다. 즉, “또 사람의 아들을 거역해서 말하는 사람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성령을 거역해서 말하는 사람은 현세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마태 12, 32)라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내세에 사함을 받을 수 있는 죄도 있습니다. 죄가 사하여지는 그 내세는 지옥이 아닙니다. 지옥에는 죄사함이 영원히 없습니다. 그 내세란 천국이 아닙니다. 아무리 작은 죄라도 천국에는 들어가지 못합니다.(묵시 21, 27; 하바 1, 13; 이사 25, 8) 그러면 그 내세란 연옥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너를 고소하여 그와 함께 법정으로 갈 때에는 도중에서 얼른 화해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고소하는 사람이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형리에게 내 주어 감옥에 가둘 것이다. 분명히 말해 둔다. 네가 마지막 한 푼까지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풀려 나오지 못할 것이다.”(마태 5, 25-26) 이 감옥은 지옥이 아닙니다. 지옥은 다 갚는 감옥이 아니고 거기서 나올 수 있는 감옥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것이 연옥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연옥은 ‘단련지회’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보속을 다 못하고 떠난 영혼들은 연옥에 들어가 보속이 끝날 때까지 단련을 받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공을 세울 만한 자유 기간을 이미 다 넘겼기 때문에 자기의 단련 기간을 덜거나 단축시키기 위한 무슨 선공이나 기도를 할 수 없고 끝까지 자기 벌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들은 우리와 아무 인연이 없는 이들이 아닙니다. 우리의 부모, 형제, 친척, 친구들이며 우리와 함께 했던 교우들이었습니다.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다른 모든 지체도 함께 아파하지 않겠습니까? 또 한 지체가 영광스럽게 되면 다른 모든 지체도 함께 기뻐하지 않겠습니까?”(1고린 12, 26) 이 말씀과 같이 우리는 그들을 동정하게 되고 그들의 형벌이 경감되거나 단축되게 하기 위하여 기도합니다.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연옥 영혼들을 도울 수 있습니까? 첫째, 제일 유효한 것은 그들을 위하여 자주 미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둘째, 대사를 자주 얻어 그들에게 사양할 것. 셋째, 기도와 고행과 자선이며, 날마다 당하는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그들을 위하여 참아 받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죽은 이의 영혼이 승천하였는지 지옥에 떨어졌는지 알 수 없으므로, 으레 연옥에 있으려니 하고 미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이미 승천한 영혼이나 지옥에 떨어진 영혼에게는 세상에서 드리는 미사의 공효(功效)가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하느님께서 이런 미사의 공효를 의지할 곳 없는 연옥의 가난한 이들의 영혼에게 나누어 주실 것입니다. 

  이상 연옥에 대한 상해천주교요리의 설명을 보았습니다. 희년기간동안 나 자신을 위해 전대사를 받는 것도 좋겠지만 이렇게 연옥영혼을 위해 전대사를 양도하는 것도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일 것입니다.


강버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