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작인 10월입니다. 가을은 기도하고 사랑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양근 성지 후원 가족 모두 이 좋은 날 기도 하고 사랑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셨다.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셨으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1-34)
생각 1.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리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사랑일까요?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은 한마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너그럽고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사람은 타인과 이웃을 존중하며 하느님과의 관계도 잘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하느님의 영광을 드높이는 한 달 되었으면 합니다.
생각 2. 정치 철학자이며 사상가인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합니다. 많은 논란이 있었던 말이지만 악의 평범성이 의미하는 것은 사유하지 않으면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생각에는 기능적인 사고와 심리적인 사고가 있습니다. 전자는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생각을 가져오는 것이고, 후자는 가만히 있는데 오고 가는 생각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심리적인 사고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기능적인 사고를 잘하기 위해 머리 안에서 오고 가는 생각을 놓아주고 바라보는 능력을 키웠으면 합니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평등과 공정을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마르크스 주의적인 평등과 공정이 완전한 사회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간의 역사는 모든 것이 불평등과 불공정을 통해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 입니다.
생각 3. 영국의 전 여성 총리 마가렛 대처는 ‘불평등할 권리’를 말합니다. 모든 인간은 불평등할 권리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게 태어나고, 삶의 자리 또한 달라 승리자 혹은 패배자로 나뉘는 것은 너무나도 마땅하고 옳은 것 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믿는 부활의 삶이란 불평등과 차별속에서 나오는 것이지, 결코 모두 평등한 사회에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나의 고통, 나의 불평등을 이겨내고 극복하며 부활의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생각 4. 2차 세계 대전 이후 전통적인 가치관이 위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특히 종교와 종교적 규범으로부터의 해방에 초점을 맞춘 사상이 태동 되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신의 죽음을 이야기하며 성, 수치심, 죄책감을 억압하던 도덕도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이제 바야흐로 사람들은 자신만의 규범과 가치를 창조하고 자신만의 법, 계명, 규칙을 만들어낼 자유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깨어서 우리에게 자유를 주는 진리를 찾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거나 집착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생각 5. 진정한 용서란 사랑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사랑이 없는 용서는 가식에 불과합니다. 사랑으로 인한 용서는 미래를 열어 줍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용서해 준 것은 그들의 미래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래가 없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용서가 필요할까?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생각 6. 세상에 구세주, 구원자는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구세주나 구원자가 나타나 자기 자신을 구원해 주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곧 우리 인간 자신 안에 길이 있고, 진리가 있고, 생명이 있으므로 우리 내면 안으로 들어가 다시 말해 무의식 안으로 들어가 ‘나’ 자신을 거울로 삼아 스스로를 구원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구원자, 또는 구세주가 아닙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모든 사람이 자신을 본받아 스스로를 구원하는 법을 가르쳐 주신 분입니다.
함께 묵상하고 싶어서 마음속 화두를 던져 봅니다. 우리 양근성지 후원 가족들도 함께 사유(思惟)했으면 합니다.
2025년 10월 마음속 생각의 조각을 나눕니다.
양근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