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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교구수원교구 버드내 본당 무료 치매 예방 어르신 미술 교실 운영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03-03-24 조회수 : 1079
행사일 :

수원교구 버드내 본당 무료 치매 예방 어르신 미술 교실 운영 

 

“소원을 그리세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잘 생각하셔서 그림으로 그리세요.”

11일 수원교구 버드내본당(주임 강상근 신부) 지하 강당. 할아버지 할머니 30여명이 동심에 젖어들었다. 무료 치매예방 어르신 미술교실. 치매미술치료협회 신현옥(마리아,53,서양화가) 회장이 강 신부의 자원봉사 요청으로 마련한 자리다. 벌써 7개월째. 입소문을 거치면서 이제는 비신자의 참여도 점차 늘고 있다.

밑그림을 그린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곧 크레파스로 정성스럽게 흰 공간을 색깔로 메워 나갔다. 그림 그리기가 치매예방에 좋다는 것인 익히 알려진 사실. 그림 구상을 위해 생각을 깊게 하게 되고 또 과거를 자주 회상하다 보니 인지능력의 퇴보를 막아준다는 것이 신회장의 설명이다. 손끝을 주로 사용하는 그림 그리기 작업의 특성도 치매예방에 한몫한다. 말벗이 될 친구들도 만나니 생활도 함께 즐거워진다.

일주일에 한번 열리는 치매예방 미술교실에 대한 어르신들의 열성은 놀라울 정도다. 신회장이 수업을 마치면서 과제를 내주면 스케치북 한권을 모두 그림으로 채워오는 할머니도 있다. 본당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스케치북이 모자라 신문지와 달력 뒷면에까지 그림을 그려 가져오는 할아버지도 있다.

“어른신들도 그들만의 아름다운 추억과 낭만이 있습니다. 그 맑은 마음에 반했습니다.”

교회내 각종 노인복지시설에서 10년 이상 자원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다는 신회장은 몇몇 어르신드의 그림은 전문 작가들의 그림보다 더 맑고 깨끗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신회장은 오는 5월6일 수원시 미술관서 정식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

여호녀(데레사, 77) 할머니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을 그렸다. “아들이 일에 바쁘다며 가족기도를 하지 않아. 지금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아들과 며느리, 손자 손녀가 함께 모여 기도를 함께 바치는 거야.”

김영식(라우렌시오, 70) 할아버지는 푸른 창공을 날고 있는 비행기를 그렸다. “예수님이 태어난 이스라엘과 베드로 대성전이 있는 로마에 꼭 가고 싶어. 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

오전 12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끝났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희망을 그린 크레파스는 그만큼 짧아져 있었다. 본당 부녀회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사가 나왔다. 콩나물국과 두부김치 반찬.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행복해 보였다.

평화신문에서 퍼옴 - 우광호 기자 

(사진설명)
신현옥 치매미술치료협회 회장(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11일 수원 버드내본당 ‘무료 치매예방 어르신 미술교실’에서 그림 그리기를 지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