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의장 박동신 주교는 2025년 4월 23일 주교회의 사무처로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관한 애도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래는 전문이다.
프란시스 교황 별세에 대하여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대한성공회는 프란시스 교황의 서거 소식에 깊은 애도와 슬픔을 표합니다. 교황은 지난 12년간 겸손과 사랑으로 전 세계에 참된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며,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향한 변함없는 헌신으로 우리 모두에게 깊은 영감을 주셨습니다.
프란시스 교황은 성공회와의 진정한 대화와 화해를 위해 헌신하신 분이셨습니다. 2017년 로마의 성공회 교회를 방문하며 “앞으로 두 교단이 과거의 편견에서 더 자유로워지길 바란다”고 하신 말씀은, 수백 년간의 아픔과 분열을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을 향한 그분의 진실한 열망을 보여주셨습니다. 그의 형제애와 상호 존중의 정신은 가톨릭과 성공회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었으며, 이는 앞으로도 두 교회가 함께 걸어갈 길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 한반도에 대한 교황의 깊은 애정과 관심을 기억합니다. 2014년 한국 방문 시 “용서는 화해로 가는 관문”이라며 남북 관계를 형제애로 비유하신 그분의 말씀은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하시고 연대하신 모습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참된 목자의 모습이었습니다.
교황은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 화려한 말보다 겸손한 행동으로, 권력보다 섬김으로, 교리적 논쟁보다 사랑의 실천으로 복음을 증거하셨습니다.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은 있을 수 없다”는 그분의 신념은 분열된 세상에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해 주셨습니다.
대한성공회는 로마 가톨릭 신자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며, 프란시스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가 남긴 화해와 평화, 가난한 이들을 향한 연민과 정의의 유산을 이어받아,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더욱 헌신할 것을 다짐합니다.
평화의 사도이자 겸손의 증인이었던 프란시스 교황의 영혼에 하느님의 자비와 평화가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박 동 신 오네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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