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부터 선교분과 독립·재정비
1년 만에 영세자 세 배 증가…“진심 담은 소통으로 이룬 결과”
수원교구 제1·2대리구는 각 본당의 선교 활동을 독려하고, 지구 중심 사목 활성화를 위해 ‘2025년 선교 우수 본당’을 공모했다. 이번 공모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만난 그리스도인은 모두 선교사입니다”(「복음의 기쁨」 120항)를 되새기며, 신앙의 깊이를 더하고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선교 사명을 실천으로 이어가는 발판이 됐다. 진심을 담은 소통과 새 신자 후속 모임 등으로 제2대리구 선교 최우수 본당에 선정된 성남 동판교본당(주임 이상용 요한 크리소스토모 신부)의 활동을 소개한다.

신자로 새로 태어나는 여정, 배려와 이해 속 함께해
본당 선교분과는 주로 예비신자와 새 신자를 대상으로 봉사하고 있다. 예비신자 모집을 위해 입교식 두세 달 전부터 성당 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달아 홍보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자리한 성당 주변으로 유동 인구가 많아 홍보 현수막을 보고 입교한 예비신자들도 적지 않았다.
선교분과는 본당 문화가 낯선 이들에게 원칙이나 규칙을 강요하기보다, 각 개인의 여러 사정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유연하게 운영해 입교의 문턱을 낮췄다. 사정이 있어 교리를 받지 못하는 경우 개인별로 보충 수업을 마련해 교리를 이어가도록 했다.
2025년 성탄반에서 세례받은 신우섭(요아킴) 씨는 부인 그리고 30개월 아이와 함께 예비신자 교리를 받았다. 처음에는 한 명이 아이를 돌보기 위해 따로 교리를 받을까 생각했는데, 선교분과에서는 모두 함께 교리 받기를 권했다. 아이가 어려 수업 참여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공동체 모두 이해하고 돕는 분위기 속에서 부부는 큰 어려움 없이 세례받고 꾸준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신 씨는 “많은 분의 배려 덕분에 우리 부부는 새 신자가 될 수 있었다”며 “과정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성당에 있는 시간은 영적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이기에, 많은 분이 이를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본당은 레지오 마리애에서 맡아오던 선교분과를 2024년 2월부터 독립 단체로 재정비했다. 이에 따라 분과는 선교에 집중할 수 있었고, 2023년 39명이었던 영세자는 2024년 102명으로 세 배가량 크게 늘었다.
새내기 신자들에 대한 관심은 입교자가 세례식 이후에도 지속됐다. 한 달 정도 후속 교리를 열고 마지막에는 첫 고해가 연결되도록 했다. 또한 소속감과 친교를 증진하기 위해 여러 단체의 가입을 도왔다. 선교분과 김희숙(오틸리아) 봉사자는 “새 신자가 다시 선교분과 위원으로 들어왔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멀어진 가족, 가까운 가족 모두 챙겨요
본당의 여러 단체는 신자들과의 열린 소통의 장을 마련해 친교를 나누고, 교육 이수와 기도 활동을 함께하며 신앙 공동체로서의 결속을 다졌다. 특히 소공동체는 냉담 교우 가정을 직접 방문하고 주보를 전달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데 앞장섰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2024년 한 해 동안 650여 명이 본당으로 다시 돌아오는 결실을 봤다.
신자 재교육과 신앙심 증진을 위한 견진교리도 활발히 진행됐다. 주말 오전반과 주중 저녁반을 개설해 직장인, 청소년, 대학생 등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사회복지 기관이나 본당 복지 대상자에게 후원 활동을 이어가며, 본당의 따뜻한 마음을 지역사회에 전했다. 아울러 본당 카페를 운영해 신자들 간의 만남과 소통의 공간을 마련했고, 카페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며 선순환을 실천했다.
특히 가정생명생태분과는 생애주기별로 자리를 마련해 신자들을 아울렀다. ‘영유아 가족과 함께하는 가톨릭 그림책 읽기’는 아기 때문에 미사 참석을 주저하는 부모들을 위한 공동체를 제공하고, 비신자에게도 열린 선교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어르신을 위한 ‘생명학교’는 황혼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태아 축복식’에서는 교구장 축복장을 수여해 생명 존중의 의미를 나눴다. 초·중·고등부 대상 ‘한국 틴스타 특강’을 열어 자녀 세대를 본당으로 초대했다.
2025년 가정생명생태분과장을 맡았던 권새봄(아녜스·생태환경분과장) 씨는 “나도 냉담 교우였기 때문에 그 심정을 잘 알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사회교리와 생명 수호 등을 담은 교회의 가르침이 신자들의 삶 속에 뿌리내리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용 신부는 “큰 행사나 대형 슬로건보다, 기도를 중심으로 한 봉사자들의 눈빛과 미소가 선교의 기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입교한 분들은 본당 공동체에 내려진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이들을 보물로 여기고 더욱 소중히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우수 본당과 지구별로 선정된 「선교 우수 본당 활동 사례 온라인 자료집」은 제2대리구청 홈페이지(https://v2.casuwon.or.kr)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뷰] 동판교본당 정훈조 선교분과장, “입교자들 통해 신앙 열정 배워요”

“입교한 분들에게서 오히려 신앙에 대한 열정을 배우기도 해요.”
본당 선교분과장 정훈조(안드레아) 씨는 2024년 2월 선교분과가 독립할 당시 분과장으로 임명돼 활동을 시작했다. 겨자씨처럼 작게 시작한 선교분과는 두 명에서 아홉 명으로 성장했고, 본당은 이듬해 ‘2025년 제2대리구 선교 최우수 본당’에 선정됐다. 정 분과장은 이를 “함께한 봉사자들의 열정과 진심 덕분”이라고 돌아본다.
그는 예비신자들을 보며 오히려 자신이 감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아기와 함께 교리에 참석하는 부부, 정규 수업 외에도 추가 교리를 듣겠다고 자청한 입교자 등은 그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앙생활 40년 여정을 걸어온 정 분과장이지만, “이분들을 통해 신앙의 본질을 다시 배운다”고 말했다. 물론 입교자들과의 소통은 때로 어려움을 동반한다. 연락이 끊기거나 서류 제출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어 마음고생이 따르지만, “세례받는 순간을 보면 모든 게 잊힌다”고 전했다.
정 분과장은 본당 입교자의 중도 이탈이 거의 없는 점도 자랑스럽게 여긴다. “신청만 해놓고 안 오는 경우는 있지만,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봉사자들과 교리교사들이 진심으로 다가가며 꾸준히 연락하고 대화하는 것이 큰 역할을 합니다.”
선교분과장 임명 당시 단체 구성원이 자신밖에 없어 막막했지만, 봉사자가 한 명 두 명 늘어나며 프로그램도 점차 체계를 갖췄다. 그중에서도 2024년 운영한 외짝교우반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배우자가 신자인 경우 교리 기간을 3개월로 줄였고, 부담을 덜자 더 많은 이가 참여했다.
정 분과장은 아내의 신앙 덕분에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본당 활동에 거리를 두던 그였지만, 아내의 권유로 선교분과에 발을 들였다. 이후 부부가 함께 봉사했던 분당 국군수도병원 성요셉본당에서는 사병과 장교들을 대상으로 식사 봉사를 했고, 특히 비신자 사병들의 대부로 여러 차례 나섰다. 한 번에 6명의 대부를 맡았던 적도 있다.
10여 년간 이어온 선교 봉사를 돌아보며 그는 겸손하게 웃는다.
“사실 지금도 선교분과장을 맡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거부감 없이 계속 걸어오게 됐고, 아마도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길이라 생각하며 임하고 있습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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