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소공동체 모임 자료-3월 2일 사순 제4주일 (요한 9, 1∼41)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8-02-21
조회수 : 748
오늘 주님께서 “나는 보지 못하는 이들은 보고, 보는 이들은 눈먼 자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하시며, ”저희들은 지금 잘 보고 있습니다”라고 하는 바리사이인들에게 “너희가 눈이 멀어있으면 차라리 낫겠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잘보고 있다고 하니, 너희 죄는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이 말씀의 속 의미,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육신의 눈과 실제 눈으로 보는 것만을 가지고 이해하려 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말입니다.
주님의 이 말씀은 육신의 눈과 시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눈과 영적인 식별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데, 눈에 보이는 시간이 아깝고, 눈에 보이는 점수가 소중해 주일미사도 가지 않고, 주일학교 교리는 아예 거들떠 보지 않는다면, 눈에 보이는 점수는 올라갈 수 있어도, 자녀의 장래에 영혼의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은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눈에 보이는 점수 보다 장래에 더 크게 작용할 하느님 축복에 대한 영적 식별을 가지고, 일요일에는 학교 공부를 삼가고 주일미사와 주일교리를 충실히 한다면, 당장은 점수가 좀 덜 나올지 모르지만, 하느님의 축복 속에 장래 더 크게 성장함을 보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사제들에게는 이러한 영적 식별이 보이고 또 미래에 어떻게 될는지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장래의 더 큰 행복을 위하여 영적인 권고를 해주는데, (영적인) 귀가 열린 사람은 이를 받아들이지만, (영적인) 귀가 닫힌 사람은 -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인들처럼 -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 항상 두통으로 고생하는 자매가 있었습니다. 그 자매의 자녀는 공부는 잘하는데 재수를 하고 있는 중이었고, 이 자매는 자녀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항상 근심 걱정을 하느라 머리를 앓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권고로 본당신부와 면담을 하게 되었는데, 면담을 하다 보니, 이 자매에 대한 하느님의 축복이 눈이 보이듯이 확신이 왔고, 나는 이 자매에게 ‘너무 가정일 자녀 일에만 신경쓰지 말고, 딸 입시는 내가 책임져 줄 테니, 그 구역에 공석으로 되어있는 반장 일을 해보시라’고 권하였습니다.
이 자매는 본당신부의 권고를 잘 받아들여서 나는 그 자매의 머리에 안수를 해주었는데, 신기하게 그 날로 수 년 동안 아파온 두통이 거짓말처럼 없어졌다고 하였습니다.
그해에 그 자녀는 서울의 명문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주일학교 교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영적 분별의 한 예이지만 사목생활을 하다보면 이러한 일은 수도 없이 많이 체험을 합니다. 주님께 봉사하는 것에는 반드시 영적 축복이 있는데, 이는 금방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영적으로 눈이 뜨인 사람들에게는 잘 보이는 축복입니다.
사제들과 주교님들의 복음적 사업에 일치하면서, 그리고 주님 말씀을 매일 소중히 새기는 가운데 이 영적 식별(눈뜸)의 은혜를 얻도록 합시다. 아멘.

▲ 눈먼 사람을 치유하는 예수님. 엘 그레코 作 (156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