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무 생각 없슴다. 그저 살고만 싶슴다..."

6년 전, 더 나은 삶을 찾아 부인과 함께 남쪽으로 온 새터민 김 모씨(38세)는 지난 2005년 6월 청천벽력과도 같은 간암판정을 받았다.
판정 받고 난 후 벌써 4년이 흘렀다. 그동안 절제수술, 고주파치료, 색전수술 등 1년에 한 번씩 개복수술을 하느라 그에 따른 수술비용이며 병 수발 비용으로 정착금은 물론 벌어놓은 돈도 바닥난 지 오래다. 이제는 간 이식 수술밖에는 길이 없다.
그러나 부모 형제 친척 하나 없는 이 땅에서 그에게 간을 이식해줄 사람도 마땅치 않다. 다행히 힘든 고비를 함께 했던 친구 5명이 간을 떼어주겠다고 찾아왔지만 그들 역시 건강상 문제로 부적합 판정이 났다. "이젠 죽는 수밖에 없나보다."라며 체념하고 있는데, 기적처럼 소식을 듣고 찾아 온 한 새터민 선배가 간을 기증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제는 5,200만원이라는 간 이식수술비가 그에게는 또 다른 장애물이다. 동사무소, 구청에 문의한 끝에 정부에서 처음 실시하는 ‘무한 도우미’라는 서비스를 통해 4천만원의 비용은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간을 제공하는 기증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인, 나머지 1,200만원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중국에서 만난 이 부부는 행복한 삶을 꿈꾸며 물설고 낯선 이 땅을 찾아왔다. 그 사이 이쁜 딸도 생기고 단란한 가정을 이뤄가고 있던 그들에게는 이제 삶에 대한 꿈도 희망도 사그러져 가는 상태다. 부인 조차 심한 건선피부염을 앓고 있어, 그동안 해왔던 주방일이며 집안 도우미일도 맘대로 하지 못하고, 그마저도 김 씨가 입원하는 날이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병수발에 매달려야 한다.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애타는 ‘기다림’ 뿐이다. 그의 어려움을 알고 선뜻 손 내밀어 줄 따뜻한 나눔의 손길을, 구원의 천사를 말이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마태 5,7)
※후원: (재)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민족화해위원회) 국민 221-01-0275-584, 농협 1091-01-004493
※문의: 천주교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전화 031-268-8523, 담당자 연락처 011-306-4325
이상숙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