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용품을 제작해 온 최계진 (마리아, 영통성령성당) 씨의 세 번째 개인전이 이달 6일부터 19일까지 평화화랑에서 열린다. 총 43점이 전시될 이번 전시회는 나무성작 26점, 감실 6점을 비롯하여 촛대, 소형 십자가, 도자 벽화 모형, 도자 성수대가 관람자들을 맞이한다.
이번 작품들은 최 씨가 4년 전부터 시작한 옻칠 작업이 보완되어 전례 용품으로서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지난 전시회에서 흙을 주로 사용한 도자 성작을 선보인 것과 달리 나무와 금속으로 재료를 변화시켰다. 특히 인체에 무해하며 가볍고 부드러운 촉감으로 충격에 강한 장점을 지닌 옻칠 나무성작이 눈에 띈다. 다양한 색으로 상징성을 드러낸 성작들은 각각 한국 성인들의 얼을 담은 흰색 성작, 대림과 사순시기는 보라색, 영광과 왕권은 금색 성작으로 표현되었고 성합 뚜껑과 성작 손잡이는 가시관으로 형상화 했다.

옻칠로 제작된 나무성작은 건조된 나무를 선별하여 깎은 후 완전히 건조시켜 성작 모형을 만들고, 옻칠과 사포로 갈아내는 과정을 7~8회 반복하므로 한 개의 성작을 완성하는 데만 8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더구나 최 씨는 옻에 면역이 없어 가려움 때문에 고생했는데 병원을 수시로 드나들어야 했다는 후문이다. 나무 성작은 지난 달 21일에 선보였던 성작 전시회에서 원주교구 사제들에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7년간 성경 ‘여정’ 봉사자로 활동하면서 배우고 가르친 말씀을 주제로 ‘성물’ 작업을 시작한 최 씨는, 성모상 앞에서 먼저 기도한 후 작업에 임한다. “기도한 후에 작업을 하면 훨씬 여유로워지고 수월하게 작업이 이뤄지는 것을 체험한다.”는 최씨는 “그동안 외국 성물을 복제하는 작품들이 많았다면, 우리나라의 각 성당 분위기에 어울리는 작품으로 성당 내부에 다른 성물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전례용품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십년 전에 마련한 용인 작업실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최 씨는 다시 흙 작업으로 돌아가 성당과 조화를 이루며 기도가 저절로 우러나오는 성물을 제작하기 위해 감실과 촛대 제작, 분당 마르코 성당 정면 벽화에 이은 벽화 작업을 계획 중이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수원가톨릭대학교 마리아홀에서 순회전이 열릴 예정이다.
서전복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