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대리구 하안본당 빈첸시오 회원들을 비롯한 신자들의 십시일반 사랑 나눔이 뜻깊은 결실을 맺었다.
최근 하안본당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kangcts)에 감사 글이 올라왔다. 하안1동사무소 사회복지담당 최경순(제노베파)씨는 ‘찬미 예수 안녕하세요~ 사랑이 가득하신 하안성당 교우님들^^’로 시작한 글에서 “하안1동 수급자 가구 중 학비체납으로 2월에 졸업을 하지 못한 이은혜 학생이 여러 교우님들의 후원으로 체납한 학비 143만 5000원 전액을 납부해 6월에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나눔 이야기는 작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안본당 빈첸시오회에 도움을 청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반 지하 방에서 살고 있는 은혜 학생의 딱한 사연이 수화기로 전해졌다. 뇌출혈과 뇌병변 1급 장애를 앓고 있는 어머니와 부도가 나 충격으로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 대학진학을 꿈꾸는 여동생과 초등학생인 막내 여동생까지 모든 가족들의 실질적인 가장노릇을 해야 하는 은혜는 어려운 형편으로 23살이 되어서야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됐다. 그런데 졸업을 앞두고 문제가 생겼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학자금은 나오지만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학자금 보조비 모두를 생활비로 지출할 수밖에 없는 집안 상황 때문에 등록금을 제때 낼 수 없었던 것. 밀린 등록금은 180여 만원. 졸업장이라도 있어야 일자리라도 알아볼 수 있는 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딱한 처지였다.
소식을 접한 하안본당 빈첸시오회에서 30만원을 지원했고 이웃 철산본당 빈첸시오회에서도 30만원을 추가로 전했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밀린 등록금 전부를 지원하기에는 버거웠다. 결국 하안본당 빈첸시오회는 성당 카페에 이 내용을 알렸다.
‘은혜가 졸업장을 받아 취업을 하고 부모님의 병환과 두 어린 동생들을 돌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23살 여학생이 짊어지기엔 너무도 무거운 짐이니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을 학생에게 조금의 관심과 사랑을 보여 주자’고 청했다. 빈첸시오회원들은 기도했다.
기도는 널리 퍼져 작은 기적을 만들어 냈다. 딸이 장학금 받았다며 정성을 보태는 자매, 쓰지 않아도 될 돈이 생겼다며 선뜻 그 돈을 내놓는 자매, 힘들어 봐서 안다며 어려운 분들께 도움을 주라며 성금을 기탁하는 형제, 빈첸시오 회원들의 수다(?)를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도움을 주는 할머니, 같은 본당은 아니지만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써 달라며 도움 받은 후원금의 일부를 내놓은 철산본당까지….
최경순씨는 “자칫 낙오될 수 있었던 우리 학생을 사회에 온전히 발 디딜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신 교우님들의 사랑과 정성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6월 은혜 학생이 받는 졸업장에는 자신보다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에게 선뜻 사랑을 보탠 이름 모를 신자들의 사랑이 아로새겨져있다. 그리고 은혜 학생은 그 사랑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할 것이다. 그래서 더욱 값지다.
최효근 명예기자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