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아프리카 수단의 어린이들을 위해 정성을 모았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조성갑 수녀) 직업재활훈련생들이 직접 만든 도자기와 빵, 커피를 판매한 수익금 총 158만 9천원을 수원교구 수단선교위원회에 전한 것이다. 이 아름다운 사랑은 10월 20일 교구장 이용훈 주교에게 전달됐다.
가진 자의 나눔보다 더욱 감동적인 이 이야기는 복지관의 장애 청소년들이 아프리카 수단
톤즈에서 사랑을 실천하다 생을 마감한 고 이태석 신부의 영화를 보고나서부터 시작된다. 이 영화에 감명 받은 이들은 복지관 개관 10주년 행사에서 아프리카 톤즈 희망 더하기 라는 현수막을 걸고 직접 만든 제품들을 팔아 수단을 돕는 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또 관장 조성갑(안나) 수녀와 직원들의 기증품과 이날 펼친 바자회 수익금도 보태졌다.
이용훈 주교는 “비장애인들도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일을 장애인들이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비장애인으로서 부끄러운 동시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건강한 이들을 오히려 가르치는 스승의 모습으로 이 사회에 큰 희망을 던져준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오늘 전달한 기금은 수백 명 수단의 아이들의 수업료, 학용품을 지원할 수 있는 소중한 기금으로, 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달식에 장애 청소년들을 인솔해 함께 참석한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보호작업시설장 김경희 씨는 “기금을 받는 것에 익숙한 장애인들이 자신보다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 이들을 돕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에 자랑스럽다"며 “장애인들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많은 이들이 사회활동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뻐했다.
성금의 액수를 떠나, 많은 장애인들이 늘 도움만 받는 사람들이 아니라 누군가를 돕고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주체로 거듭났다. 없는 가운데 나눠주는 삶을 통해 더 큰 사랑이 피어나 이 사회를 따뜻하게 데워주었음은 물론이다.
최효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