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영통영덕성당 입구의 모습. 온가족이 함께 주보 봉사에 나서 성당에 들어서는 신자들에게 주보를 나눠주고 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16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영통영덕성당(주임 현정수 신부). 신자들이 교중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저마다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총총걸음으로 성당에 들어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주보 받아가세요.” “네, 감사합니다. 추운데 고생이 많으시네요.”
황급히 성당으로 들어오는 신자들에게 고영도(프란치스코 하비에르)씨가 주보를 건네자 추위로 얼어붙었던 한 신자의 얼굴에 이내 웃음꽃이 피었다.
고씨 가정을 비롯한 총 5가정은 이날 교중미사 30분 전에 성당에 도착해 신자들에게 줄 주보를 정리하고 나눠줬다. 이들은 미사가 끝나고도 헌금을 정리하는 등 이날 온 가족이 함께 미사봉사에 참여했다.
고영도씨는 “이제는 온 가족이 교중미사에 봉사하는 것에 익숙해 졌다”며 “가족이 함께하니 가족 간에 서로 화목해지고 특히 나른해지기 쉬운 주일에도 활기가 넘친다”고 했다.
영통영덕본당 교중미사에는 매주 고씨 가정과 같이 전 가족들이 미사봉사에 함께하고 있다. 고무적인 점은 미사 봉사에 나선 가정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씨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었다면 온 가족이 함께 봉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모습으로 신앙생활에 임해야 참 신앙인의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자들의 자발적 참여에는 본당 주임 현정수 신부의 끊임없는 고민과 사목적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 신부가 그동안 내세운 신앙생활의 가장 큰 화두는 ‘행복’. 신자 한 명 한 명, 나아가 공동체가 하느님 안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현 신부는 “신앙인들이 행복해 지려면 머리는 차가워지고 가슴은 뜨거워져야한다”며 “이는 명확성, 주도성, 역동성으로 더 구체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이 보다 젊어지고 신자들이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 본질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주도성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현 신부는 “명확성과 주도성이 전제가 됐을 때 역동성이 발휘되며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작용할 때 생기 넘치고 활발한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선형 기자(peter@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