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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나는 평신도다] 택시 안에서 선교하는 최원현씨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2-04-15 조회수 : 542
26년째 ‘달리는 선교사’로 활동
매주 차량봉사·위문방문 등 나서
친절한 인사말·미소로 대화 나누고 기도로서 선교 활동 원동력 얻어
 
   복잡다단해진 현대 사회 안에서는 곳곳에서 다양한 사도직을 실현하는 평신도들의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특히 ‘가톨릭 운전기사 사도회’(이하 사도회)는 지역과 대상 등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은 선교활동을 펼쳐 더욱 관심을 모은다.
 
   사도회는 각 교구 내 개인택시 운전기사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단체다. 이들은 개인은 물론 본당과 대리구, 교구 단위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차량 제공과 교통정리 지원을 비롯해 이웃을 위한 다양한 봉사와 후원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구 운전기사 사도회 회원 최원현(루도비코·64)씨는 올해로 26년째 ‘달리는 선교사’로의 여정을 쉼 없이 이어오고 있다.
   “선교를 위해 사도회 회원으로서 할 일은?”
 
   최씨가 운전대를 잡으면서 항상 떠올리는 화두다. 한번 운전대를 잡으면 최씨가 달리는 거리는 하루 평균 200~300km. 이러한 여정 안에서 최씨는 가톨릭교회를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냉담교우 회두에 특별히 큰 역량을 쏟고 있다.
   “마음만 열어두면 하느님께서 다 해주신다는 것을 자주 체험합니다. 우선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하고 먼저 인사하는 것이 바로 의미 있는 만남과 편안한 대화의 시작이 됩니다.”
 
   평소 최씨가 선교의 가장 큰 도구로 내세우는 것은 바로 ‘기도’와 ‘친절’이다. 실제 승객들은 최씨의 친절한 인사말과 미소에 능동적으로 대화에 나선다. 최씨 곁에 있는 묵주와 모금함, 최씨의 말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사실 최씨는 젊은 시절, 17여 년간 냉담을 했었다. 그러던 중 한 수도자가 승객으로 차에 올랐고, 그때 잠시 동안 나눈 대화는 최씨 마음 속 깊은 곳을 두드렸다. 하느님의 사랑을 다시 기억해낸 최씨는 동료 운전기사의 권유에도 귀를 기울여, 1986년부터는 사도회 활동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최 씨는 매주일 빠짐없이 차량 봉사와 각종 위문방문, 후원활동 등에 나서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힘들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기도를 하지 않는다면 세상사에 더욱 정신없이 휘말리고 피곤해지지요. 제가 먼저 기도하면, 승객들이 도리어 관심을 갖고 먼저 말을 걸 때가 많습니다. 친절로 마음을 열고 기도로 위로를 전하는 일과를 보내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합니다.”
 
   또한 최씨는 택시 모금 활동에서도 사도회 회원 중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사랑 사업입니다’라고 설명하고 나눔을 권고하면, 대부분의 승객들은 흔쾌히 동전 한 개라도 보탠다고. 이러한 노력으로 작은 모금함에 모은 성금이 한 달 평균 200여 만 원을 훌쩍 넘는 때도 꽤 많았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하겠지’라는 생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릴 수 없습니다. 특히 냉담교우들은 ‘시간이 없어요’, ‘다음에 성당에 나갈게요’라는 응답을 많이 하기 때문에 만났을 때 즉시,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기도의 힘은 이 모든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잠시라도 운전을 멈추게 되면 어김없이 묵주부터 손에 감아쥐는 최씨의 모습은 오늘도 ‘핸들 잡은 예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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