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생활’은 2000년 역사 안에서 하느님 영의 인도 아래 그 모습을 갖추었으며, 교회의 순교자들과 교부들에 의해 정통 신앙의 진리가 보전돼 왔습니다. 교회의 성모 공경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데요. 교회가 성모 마리아를 의지하고 공경하는 이러한 전통은 동·서방 교회를 막론하고 전례와 신심행사 안에서 사용하던 기도문 안에 잘 드러납니다. 그중에서도 묵주기도는 지금도 신자들 사이에서 가장 즐겨 바치는 기도로서 성모 신심의 특성을 잘 지니고 있는데요. 교회는 성모님께 특별한 공경을 드리는데 주저하지 않았고, 자녀다운 사랑을 드리며 그의 덕행을 본받도록 끊임없이 가르쳐 왔습니다.
그러나 교회 역사 안에서 빗나간 성모 공경이나 신심도 없지 않았는데요. 이러한 경향은 근래에도 이어지고 있어, 지난 2007년에는 ‘묵주기도 성월을 맞이하여 수원교구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에게 보내는 교구장의 사목적 권고’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나주와 상주의 사적계시 등 일부 그릇된 성모신심에 빠지지 않는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하느님 흠숭과 성모공경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구원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역할에 성모님을 중심으로 놓는 잘못은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대한 교리가 부재한 채 단지 성모신심에만 지나치게 몰두하기 때문에 일어나는데요. 따라서 신자들은 성모님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먼저 확실히 알고, 교회의 풍부한 신심운동과 기도생활에 임해야 합니다.
가톨릭교회가 성모님에 관해 믿는 내용은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에 기초를 둡니다. 따라서 나주 및 상주 문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식별 기준은 이른바 ‘성모님의 메시지’라고 하는 그 계시가 교회적인지, 또한 교회 공동체의 일치와 사랑을 증진시키고 교회의 질서와 교도권의 판단에 순응하는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살피는데 있는데요. 가톨릭 신앙인이라면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와 일치해야 하고 가톨릭교회를 2천 년간 지켜 온 교도권에 순명하며, 성모님에 관한 가르침을 올바로 식별하고 정통신앙 안에서 생활하여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