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화제의 인물] 「청소년 성당 사목을 위한 7가지 방법」 출간한 산본본당 청소년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3-11-03
조회수 : 688
주일학교 실태 깨닫고 냉담하는 친구들에게 직접 연락
“처음엔 냉랭했던 친구들 성당서 다시 보면 정말 기뻐”

▲ 직접 청소년 사목 현장을 체험하고 책 출간에 참여한 강민상군, 한민구군, 정지은양, 오수민군, 방민권씨(왼쪽부터).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고민하는 이들은 많았지만 이 고민은 청소년을 만나는 어른들 사이에서만 이뤄져 왔다.
안양대리구 산본본당(주임 이병문 신부)에서 청소년 사목을 위한 청소년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주일학교 교사 방민권(요한보스코)씨와 함께 청소년 사목에 뛰어든 강민상(그레고리오·19)군, 오수민(스테파노·19)군, 한민구(파비아노·19)군, 정지은(마리아·18)양을 만나봤다. ▶ 관련기사 본지 20면
“청소년이 성당에 나오지 않는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지 몰랐어요. 본당에서 실제로 조사하고 주위를 보니 줄어드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였어요.”(강민상 그레고리오)
이들이 청소년사목에 뛰어들게 된 것은 지난 3월. 주일학교 학생을 늘려보자는 방씨의 권유에 응한 이들은 주일학교의 실태를 직접 보고 깜짝 놀랐다. 얼떨결에 시작한 일이었지만 또래 청소년들이 이렇게 많이 성당을 떠난다는 사실을 안 이상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그렇게 고민은 시작됐다.
“주일학교 후배나 친구들에게 전화했는데 냉랭하게 반응하거나 아예 끊어버리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그럴 땐 정말 화가 났어요.”(오수민 스테파노)
현황을 분석하고 행동에 돌입했지만 성당에 나오지 않는 청소년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특히 성당에 나오지 않은 지 한 달이 넘은 청소년일수록 더 그랬다. 또 ▲전화 ▲인터뷰 ▲SNS만들기 ▲바자회 ▲공연 등 여러 방법을 시도하면서도 ‘만약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매주 블로그에 통계를 올리는 작업을 하는데 조금씩 수가 늘어났어요. 못 보던 친구가 보이면 정말 기뻤어요.”(정지은 마리아)
결과는 엄청났다. 40여 명까지 떨어졌던 주일학교 참가청소년들이 불과 6개월만에 80여 명까지 늘어났다. 더 놀라운 점은 현재도 그 수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해온 6개월간의 노력을 「청소년 성당 사목을 위한 7가지 방법」이라는 이름의 책으로 출판했다. 더 많은 청소년들이 이런 노력을 하기 바람에서다.
“저도 냉담하다가 이 친구들 덕분에 다시 성당에 왔거든요.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는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는데 학생과 학생 사이에는 거리감이 없어서 친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한민구 파비아노)
청소년들인 이들이 찾아낸 청소년들이 성당에 오게 하는 방법은 바로 “청소년 스스로 성당의 주체가 되도록”해 주는 것이었다. “교사가 학생에게 주는 방식으로는 어려웠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방씨는 “이번 작업을 하면서 학습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다음에는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교리를 하는 학습방법을 찾는 기회를 마련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수원교구 산본본당 교리교사·청소년들, 실전체험 청소년사목 지침서 펴내현실 진단서 대안·평가까지
청소년들 스스로 분석·해결
또래친구들 직접 전화·인터뷰
SNS 등 운영하며 공감대 넓혀
40명 학생 80명으로 두배 증가
▲ 청소년사목을 경험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엮은 「청소년 성당 사목을 위한 7가지 방법」 저자 방민권씨(가운데)와 참여 학생들.
“정말 그런 단순한 일부터 해도 괜찮은 건가요?”(강민상 그레고리오)
“해보자!”(한민구 파비아노)
수원교구 산본본당(주임 이병문 신부) 주일학교 청소년들이 청소년사목에 뛰어들었다.
직접 또래 친구들에게 전화와 인터뷰를 하고 트위터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바자, 공연 등의 행사에 참가했다. 노련하지도 전문적이지도 않았지만 이 청소년들의 노력이 40여 명으로 줄었던 주일학교 학생을 80명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산본본당 방민권(요한 보스코) 교사와 함께 청소년사목에 뛰어든 강민상(그레고리오·19)군, 오수민(스테파노·19)군, 한민구(파비아노·19)군, 정지은(마리아·18)양의 이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2013년 3월부터 6개월간 청소년사목을 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성당 사목을 위한 7가지 방법」(방민권/160쪽/1만1000원/지식과감성)은 청소년사목을 위한 실천적인 지침서다. 본당 청소년사목의 현실진단에서부터 대안, 평가에 이르기까지 청소년 스스로 분석하고 해결했다. 청소년사목을 논하는 기성세대의 출판은 있었지만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쓴 책은 없었다.
이 책에는 청소년사목에 대한 청소년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청소년사목을 담은 책이지만 거창하지도 복잡하지도 않다. 청소년들의 농담마저도 대화 형식으로 담은 이 책은 청소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또 어느 청소년이든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구성돼 있다.
정상호 신부(산본본당 보좌)는 추천의 말을 통해 “책을 보면서 어렵지 않게 아이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고 직접 부딪히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보였다”면서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인가 시도하려는 청소년들의 열정을 엿보고 청소년을 이해하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