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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밀알 하나] 김유신 신부(성루카 노인전문요양센터 원장) - 짱가 할머니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4-02-16 조회수 : 772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짜짜짜짜 짱가~~.’
 
   어릴 적 만화영화 짱가의 주제가이다. 선한사람이 어려움에 처하면 어디선가 나타나 사악한 무리들을 물리치고 선한 사람들을 지켜주는 어린이 만화영화이다.
 
   나에게도 짱가와 같은 분이 계셨다. 그분은 성당생활을 하면서 젊은 여인들이 신부 옆에 다가오면 어디서 보셨는지 짱가와 같이 나타나셔서 신부 옆에 젊은 여자들이 가까이 가면 안 된다고 불호령을 내리셨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그분을 호랭이 할머니라고 불렀다.
 
   할머니는 18살에 혼자 되신 후, 평생을 예수님과 같이 산 분이시다. 할머니는 신앙심도 깊었고 성당에 앉으실 때에도 예수님의 십자가 길을 묵상하며 항상 십자가의 길 12처 옆에 앉으셨다. 누군가 당신 자리에 앉으면 당장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런 호랭이 할머니도 사제들에게는 한없이 자상하셨고 사제의 말에는 성모님과 같이 순명하셨다. 어떤 때에는 지나가시며 남들의 눈치를 살피며 무언가를 얼른 전해주신다. 나중에 보면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한 장이다. 없는 살림에도 사제들에게 용돈을 주신 것이다. 그리고 한 말씀 거드신다. 맛있는 것 사먹으란다.
 
   사제 생활을 하다보면 예수님과 제자들을 뒤에서 보살피셨던 예루살렘 부인들처럼, 사제들을 사랑하며 항상 옆에서 지켜주고 기도해주는 분들을 많이도 만난다. 나는 잘 모르는데 지나가며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항상 신부님을 위해서 기도합니다’라고 말해주는 이들을 종종 만난다. 그래서 사제들은 신자들의 기도를 먹고산다고 하는 것 같다. 사제들을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물질적 유혹이 아닌 기도로서 하느님과 성모님의 뜻에 맞게 살도록 기도하는 것이다.
 
   요즘의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냥 순박하게 기도하시고 사제들을 사랑하신 호랭이 할머니가 그립다. 내가 잘못하면 혼내주시고 나를 지켜주셨던 할머니,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실 것이다. “할머니 저 열심히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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