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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제1회 생명학교 지상중계 (3) 줄기세포와 생명윤리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4-10-19 조회수 : 564

줄기세포 치료 의존하기 전에 건강 관리가 먼저

   “식욕은 음식을 먹으면 없어지고, 수면욕은 잠자고 나면 없어지며, 성욕도 역시 만족하면 없어진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만족해서 그만 살고 싶을 때까지 살지 못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수명도 원래 만족하게 돼 있었는데 모두 자기 수명보다 일찍 죽는 것이 아닌가?”

 

   19세기 러시아의 생물학자 메치니코프(1845~1916)가 던진 물음이다. 삶의 질이 수명의 길이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만족할 때까지 살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줄기세포(stem cell)가 등장하면서 의학의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평생에 걸친 자가재생산을 통해 줄기세포는 신경세포, 심근세포 등 손상 받은 장기조직을 재생함으로써 난치병을 치료한다. 줄기세포를 통해 질병은 장기가 고장 난 현상으로 이해됐고, 이 고장 난 장기를 공격적으로 재생시킴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재생의학’이 등장했다.

 

   1998년 미국의 제임스 톰슨 박사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인간의 배아에서 분리한 배아줄기세포는 체외에서도 배양될 수 있으며, 여러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를 특정조직으로 분화시켜 특정 환자에게 적용하면 손상된 조직을 재생할 수 있다.

 

   문제는 배아줄기세포를 얻는 과정에서 ‘복제’로 인한 윤리적 갈등과 염색체 이상, 기형 및 돌연변이 발생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영국의 복제양 ‘돌리’는 3만번의 시도 끝에 탄생했지만, 관절염과 폐렴 등을 앓다 결국 안락사의 운명을 맞았다. 심지어 인간복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유일무이한 ‘나’라는 존재의 전제가 뿌리째 흔들리게 되고, 인류라는 종은 심각한 도전을 받는다.

 

   배아를 생명으로 정의하느냐 단순한 세포 덩어리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첨예한 대립이 생기기도 한다. 또 배아줄기세포는 이식 후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 세계적으로도 임상사례가 미비하다.

 

   대안으로 등장한 성체줄기세포는 몸 안에 이식되어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없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포함해 형제의 세포를 이식할 수 있으므로 면역학적 거부반응도 극복하기가 용이하다. 최근 일본에서는 체세포에 유전자 4개를 넣어 난자 없이 줄기세포를 얻는 실험이 성공했다. 이렇게 얻은 줄기세포를 ‘역분화줄기세포’(iPS)라 부른다. 성체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의 등장으로 많은 윤리적 갈등이 단번에 해소됐다.

 

   재생작용을 하는 줄기세포는 사실 우리 몸의 모든 장기에 존재한다. 성체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를 통해 인류가 체념한 많은 난치병들을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고, 활발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다급하니까 여전히 줄기세포와 관련된 해외원정치료를 다니며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불법시술을 받고 있다. 본래 인간은 스스로 적응하고 관리할 수 있는 존재다. 무엇인가 거창한 치료를 받거나, 특정한 보약을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강박관념은 우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정리 김근영 기자 (gabino@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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