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특별 위령미사’가 11월 19일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와 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다.
초겨울 밤의 추운 날씨에도 위령미사에는 1300여 명의 신자가 참석하여, 295명의 희생자들과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9명의 실종자를 포함한 304명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했다.
이날 미사는 세월호 참사로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실종자들과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희생자들, 특별히 꽃다운 어린 학생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하여 기도하고, 그 부모와 유가족들의 크나큰 슬픔과 고통에 함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세월호 참사가 난 지 오늘로 217일을 맞았다”며 “먼저 세월호 참사로 무참히 희생된 영혼들에게 하느님께서 영원한 안식을 베푸시기를 기도드리자”고 말했다.
또, “이 어이없는 참사는 결국 이 땅에 사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이고 구조적인 부패와 병폐, 황금만능주의의 중독과 오염이 빚은 총체적 인재였다”며 “그 참사의 진실은 결코 묻혀서는 안 되며 반드시 밝혀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지난 11월 7일 국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됐다”고 말한 이용훈 주교는 “500여 만 명이 넘는 국민의 서명과 단식의 대가를 치르고도 이런 미진한 법이 만들어진 것에 어떤 함의(含意)가 숨어 있는지 의문점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304위의 우리 가족들이 어두운 선체 안에서 단말마의 고통을 겪으며 울부짖을 때 가장 가까이 그들 곁에 계셨다”며 “또한 희생자들이 신음하며 고통 받고 죽음의 길을 갈 때, 성모님께서도 통곡하시며 이들을 당신 품 안에 꼭 껴안고 주님께 맡기셨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용훈 주교는 “주교 17명, 교구 사제 1936명, 수사와 수녀 5919명, 신자 12만 3081명이 서명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 13만 936명의 선언을 통해 밝혔듯이, 우리는 희생자 가족의 아픔에 ‘끝까지 동행’하며 진실을 은폐하려는 모든 시도와 권력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했다.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이렇게 함께 위령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서 기쁘고 감사하다.” 며 “신자 여러분들은 유가족들을 위하여 많은 기도를 바쳐주기를 바란다. 또한 유가족들 여러분들은 여기 많은 사제들과 신자들이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있기에 힘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례자들 대부분은 안산합동분향소에 들러 분향하고, 특별 위령 미사를 통해 자비하신 아버지 하느님께서 영문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당신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 수 있도록 기도했다.
추운 날씨에도 세월호 위령 미사에 함께하였던 많은 신자들은 입을 모아 “세월호 사건이 때때로 잊혀지고 있을 때 삶에 다시 한 번 정신을 차리게 한 미사였다.” 며 “매일 4시 16분엔 주교님들과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기도를 계속하신다는 말씀에서 신자임을 감사하였다. 또한 ‘모든 이를 감싸고 보듬고 사랑하자’는 주교님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세월호 사건이 종결되는 날까지 기도하면 주님께서 꼭 이루어 주시리라 믿는다.”고 소감을 말했다.
수원교구는 합동분향소 앞 천주교 부스에서 매일 저녁 8시에 미사를 드리고 있다. 이 미사는 정부에서 합동 영결식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된다.
성기화‧박명영‧이윤창‧최영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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