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셋째 주일 무덥던 날. 김성진(43) 씨는 평소처럼 아침 식사 후 TV를 보고 있었다. “이제 너도 시간이 되면 성당에 다니도록 해라!” 아버지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그럼 지금 같이 가세요” 하고 딸 민경(빅토리아·5)과 함께 앞장서서 부모님과 곤지암성당으로 향했다.
작년에 위암으로 투병 중이던 남편을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그는, 이즈음 자신의 유방암 수술과 항암 치료 중 만난 ‘동병상련’의 한 ‘이웃’이 자격지심에서 내뿜는 언행으로 견디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를 성당으로 인도하는 데에는 3년여 동안 기도와 방문 등으로 노력을 기울인 본당 소공동체위원회 장귀미(엘리사벳) 회장의 역할이 컸다.
성당으로 향하면서 뭔가 모를 힘에 이끌린다는 것을 느꼈으며, 미사를 봉헌하면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몇 번이고 훔쳤다. 이날이 그의 두 번째 미사 참례였다. 미사 후 곧바로 선교분과에 예비신자로 등록했다.
3년 전 예수 부활 대축일 부모님 세례식 때 얼떨결에 꽃다발 들고 가서 미사 형식도 모른 채 멍하고 있다가 그냥 끝난 미사가 첫 번째 경험이었다.
김성진 씨는 예비신자로서 소정의 교리교육을 받고 11월 29일 오후 4시 곤지암성당에서 미사 중 물로 씻는 세례 예식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인 ‘헬레나’(영명축일 8월 18일)로 다시 태어났다. 이제 ‘신앙’을 통한 ‘영원한 생명’으로의 여정이 시작됐다.
세례식 때 김성진 씨는 ‘성인 호칭 기도’를 바치며, 천상의 성인에게 지상의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하는 ‘모든 성인의 통공’을 상기하기도 했다.
“‘5학기 공부해서 교리 선생님 하라’는 선교분과장님 말씀에 한 번 도전해 보려고 한다”고 당찬 소감을 밝히기도 한 김성진 씨는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 단원 활동도 하고 싶고, 설거지도 잘하니 성모회에도 가입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되새겨 성가정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날마다 묵주기도와 화살기도를 통하여, 기도를 생활화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지난 5년 동안의 악몽을 끝내고 언제나 웃는 얼굴로 하느님을 만나겠다”고 전했다.
성기화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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