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정오 무렵 성남대리구 퇴촌본당 성전 서쪽 외벽에 설치된 대형 성상을 덮은 하얀 천이 걷히자, ‘부활하신 예수님 상’(가로 4.56m, 세로 6.37m, 두께 0.80m)이 햇빛의 반사로 눈이 부시게 드러났다.
이틀 후면 수원가톨릭대학교로 소임 이동하는 김대우(모세) 신부와 조각가 고정수(프란치스코·서울대교구 도곡동본당) 씨는 성상 제막·축복식 후 감격에 겨워 서로 와락 얼싸안았다.
“제게 2015년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은 아픈 일과 행복한 일상들이 교차되는 계절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 오늘 제막식을 하게 된 ‘부활하신 예수님 상’ 작업은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은총의 선물이었습니다.”
지난 5~6월 하루 여덟 시간 씩 한 달 반 동안 예술의 혼을 성상에 불어넣는 동안 그의 아내는 병상에서 아픔을 겪고 있었다. 퇴촌본당 강하공소 인근의 한 스튜디오에서 아내의 각고의 고통과 자신의 노력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예수님 상이다.
‘부활하신 예수님 상’은 내구성이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 1만 여 개의 조각들을 용접해 극도의 입체감을 표현했다.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 코르코바도 언덕 위의 예수님 상(재질 시멘트)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그러나 그는 차별화된 예수님 상을 구상했다.
고정수 씨는 특히,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마태 11,28) 말씀처럼, 예수님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모습을 형상화했다.”며, “교우들 역시 그분께 다가설 수 있는 느낌을 갖도록 작품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하느님은 모든 만물을 창조하시면서 마지막엔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저 또한 완성된 성상을 보며 형언할 수 없는 감회의 울림이 있었습니다.”
설립 30주년(1985~2015)을 맞은 퇴촌본당이 내실을 잘 다지고 지역사회에 나아가서 복음을 전하려는 표상으로 제작한 ‘부활하신 예수님 상’은, 그의 재능 봉사로 이뤄져 이날부터 본당의 상징이 됐다.
성상 아래 표지석에는 요한복음 제14장 6절 말씀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오늘 이 순간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실 것만 같습니다.”
고정수 작가는 제30회 국전 대상(1981)을 비롯해 금호예술상(1985), 선미술상(1986), 문신미술상(2013)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스물한 번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을 비롯한 주요 미술관 및 기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주요 작품 중 하나인 ‘김수환 추기경 흉상’(청동)이 서울대교구 전례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성기화 요셉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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