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교사 통해 진로상담도
가난 끊고 희망 갖도록 지도
▲ 수원교구 성남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은 2008년부터 지역 저소득층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분당성요한본당 공부방 제공)
공부하고 싶어도 공부할 수 없는 청소년들이 희망을 품고 살 수 있도록 돕는 공동체가 있다. 성남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주임 이건복 신부)의 공부방이 그곳이다.
본당 사회복지분과 산하로 운영되는 공부방은 소년·소녀 가장이나 저소득층자녀 등 사교육을 이용할 수 없는 중·고등학생들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다.
현재 공부방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20여 명. 신앙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본당 청소년뿐 아니라 지역 내 비신자 청소년, 구청 등의 소개로 이용하는 기초수급대상자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여러 청소년들이 이용하고 있다. 대부분이 도시빈곤층으로 공부 습관을 익히지 못하는 환경 때문에 점차 공부를 기피해 온 청소년들이다.
공부방은 본당의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교과목의 학업 성취를 돕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상담교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청소년들의 진로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성적만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수단으로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청소년들이 공부에 관심이 없는 만큼 교육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보람도 크다. 비신자 소년가장이었던 청소년이 입교하기도 했고, 공부방에서 배워 대학에 입학한 청년이 다시 공부방 교사로 봉사하기 위해 찾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큰 보람은 공부방을 거쳐간 청소년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2008년부터 운영해온 공부방을 통해, 대학을 포기하고 있던 청소년들이 대학을 진학한 사례도 많다. 올해도 공부방을 이용한 청소년 3명이 대학에 입학했다. 지금은 대입일 뿐이지만 이것이 가난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공부방 측의 설명이다.
공부방을 이용하고 있는 정세민(가브리엘라·15)양은 “공부방을 다니면서 수업시간에 친구들을 따라갈 수 있어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아직 장래희망은 없지만 공부방을 통해서 내 꿈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본당 사회복지분과장 박철용(베드로)씨는 “교황님이 말씀하셨듯 오늘날에는 도심 한복판에 빈곤층이 살고 있고, 그들은 정말 우리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서 “공부방과 같은 활동이 분당성요한본당뿐 아니라 더 많은 곳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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