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에서 인생의 아름다운 가르침을 받은 것을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철학시간이 되면 머리가 고딕체에서 필기체로 바뀌는 것과 같이 늘 새로웠다. 나의 지적 능력을 확장시키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인간학 시간이었다. 스승께서 칠판에 ‘Uniform’(유니폼)이란 단어를 써 주면서 인생의 삶의 방법을 깨닫게 해 주었다. 라틴어 ‘Una(하나)’라는 뜻과 ‘Form(꼴)’이란 뜻이 합성이 된 어원을 풀어가고 있었다.
인간은 획일화 되는 직업을 가질수록 가장 폭력적인 동물로 변한다는 한 예로 유니폼을 설명했다. 사제의 복장, 군인 복장, 학생 교복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획일화된 집단일수록 쉬는 것을 잘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산업혁명 후에 폭력이 증가했는지 영국의 노동정책사례를 제시하셨다. 단순화 되는 직업을 가질수록 폭력이 난무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노사문제에서도 늘 쉬는 것을 배려할 수 있어야 선진국이 된다고 하셨다.
‘Restroom’(화장실)이란 단어는 우리인간의 모든 긴장을 풀어주는 유일한 회복창구가 될 것이다. 오늘날에 폭력성이 심해지는 것은 기계화되고, 단순화되어 가는 직업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TV·스마트폰. 우리 모두를 정지시키는 요소들이다. 대화가 필요 없고, 다양성을 창조하지 않고 그저 쳐다보고 멍 때릴 뿐이다.
사제들은 미사시간이 지나면 수단을 벗고 사복을 하고 나설 수 있지만 수녀님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지적하셨다. 사제들은 자유스런 운동을 할 수 있지만 수녀님들은 베일도 벗지 못해 머리에 피부병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하셨다. 사제관은 양지에 짓고 수녀원은 왜 구석진 곳에 있어야 하는지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셨다.
나는 그 수업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드디어 첫 본당신부로서 성당을 짓게 되었다. 나는 설계사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였다. 가장 아름다운 곳에 수녀원을 배치해 달라고 했다. 수녀원에 들어가면 나오고 싶지 않을 만큼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정성을 다해 수녀원을 짓게 되니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타 성당에서 사목을 할 때 알지 못하는 수녀님의 방문을 받게 됐다. 수녀원에 대한 배려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받고 보니 스승의 얼굴을 떠올리게 됐다.
그 이후 나는 장애인 시설을 또 짓게 됐다. 이곳은 가장 보잘 것 없고, 나약한 친구들이 머무는 곳이다. 흔히들 장애인시설하면 안쓰럽게 여긴다. 대체적으로 시설이 열악하고 집단시설로 꾸며져 있기에 그렇다. 부모가 자기 아이를 맡길 때 “우리 집보다 좋아”하고 웃고 돌아서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지금 그렇게 지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공간을 선물했다. 이 모든 것은 아름다운 철학시간에 스승님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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