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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소식

교구세월호 참사 3주기 합동 추모미사

작성자 : 홍보전산실 작성일 : 2017-04-11 조회수 : 1224



   4월 16일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4월 7일 안산 화랑유원지 내 야외음악당에서는 ‘세월호 참사 3주기 합동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와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최덕기(바오로) 주교와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추모 미사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비롯해 5천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했다.


   “빛의 열매는 선과 정의와 진실입니다.”(에페 5,9)를 주제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희생자 및 실종자 유가족을 위로하고자 봉헌된 이날 미사에서 이용훈 주교는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인자하신 아버지 하느님께 3년 전 안타깝게 희생된 분들, 특히 영문도 모른 채 희생된 어린 학생들의 영원한 안식을 주시도록 기도해 달라.”는 말로 강론을 시작했다.

   그리고, “구조적 부정부패, 정부의 미숙하고 무능한 대처, 위기관리 의식의 부재, 생명 경시 풍조 등이 참사를 유발했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도 되지 않고 있고, 아직까지 합당한 영결식조차 열리지 못하고 있는 기막힌 현실을 마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고 이후 정치적 이해 득실을 따지다 3년의 세월을 허비했지만, 진정한 진실은 침몰하지 않고 떠올라 세월호를 들어 올렸다.”고 강조하며, “이제 안전과 생명을 중시하고 국민을 섬기며 사랑을 실천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때”라고 말했다.


   또, 이용훈 주교는 2014년 8월 세월호 참사 발생 후 4개월이 지나 이 땅을 방문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하시고,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실 때까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달아드린 노란 리본 배지를 패용하셨던 것을 상기시키며,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이란 있을 수 없다.’고 하신 말씀은 올바른 신앙 자세를 일깨워주시고 실천적 사회참여를 촉구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용훈 주교는 1075일 만에 모로 누운 채 인양된 세월호는 우리나라와 닮았다면서, “이제 안전과 생명을 중시하고 국민을 섬기며 사랑을 실천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때이다. 분열된 대한민국이 하나가 될 때 무고한 맑은 영혼들이 별이 되어 하늘나라에서 대한민국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며 국민적 화합을 당부했다.


   이날 미사 후에는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단 성명서’가 발표됐다.

   성명서를 발표한 안산대리구장 김건태(루카) 신부는 “세월호 참사가 악과 불의의 세력에 의한 1차 폭력이었다면, 이후 희생자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해진 2차 폭력은 구조적인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서 적폐의 온상이자 모순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상징인 세월호는 선체인양작업에 들어간 지 19개월 만에 처참한 몰골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또한 정부의 의지가 아니라 선의의 대다수 국민들의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라며, “이제 남은 것은 무엇보다도 아직 수습하지 못한 아홉 분의 희생자를 수습하는 일과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빈틈없이 밝혀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건태 신부는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단은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교우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피해자의 가족들, 그리고 선의의 시민들과 뜻을 같이 하는 가운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와 다짐을 천명한다.”고 말하며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제단은 성명서를 통해, ‘현 정부와 차기 정부는 세월호 미수습자들을 한 분도 빠짐없이 수습하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철저한 활동을 통하여 세월호 침몰의 진상이 빈틈없이 규명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며, 생명이 우선되고 존중받는 나라를 건설할 것’ 등을 촉구하는 한편, ‘이번 대통령 선거에 신성한 주권을 행사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정의 롭고 진실한 정권을 선출하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전문 아래>


   한편, 이날 미사 전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연령 기도가 봉헌됐다. 그리고, 미사 말미에는 가톨릭 찬양사도단 ‘이노주사’는 「아이야」(현정수 사도요한 신부 작사·작곡)를 불러 희생자들을 추모했으며, 뒤이어 세월호 관련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교구는 7일부터 15일까지를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9일 기도 기간’으로 정하고 신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3주기 당일인 16일에는 각 본당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특별 미사를 봉헌할 것을 요청했다.


<공동 성명서 전문>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단 성명서


- 세월호참사 3주기를 맞아 희생자를 추모하며 -


“빛의 열매는 선과 정의와 진실입니다.”(에페 5,9)


   우리 가톨릭 신앙인들은, 세상과 인류의 구원을 위해 주님께서 몸소 수난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음을 믿어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앙인들은, 주님께서 무덤에서 부활하시어 이 세상의 어둠을 물리치시고, 영원히 꺼지지 않는 참 빛으로 이 세상을 다스리고 계심을 환호하며 선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가톨릭 신앙인들은, 사도 바오로의 가르침을 따라 빛의 열매인 선과 정의와 진실을 높이 외치고 실천하는 가운데, 주님의 빛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늘 기도하며 다짐하는 사람들입니다.

   세월호 참사 발생 후 4개월 정도 지나, 이 땅을 방문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성하께서는 희생자들 가운데 미수습자들의 가족들에게 이런 글을 남겨 위로해주셨습니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 여러분,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 전하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미수습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직도 희생자들을 품에 안지 못해 크나큰 고통 속에 계신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한 위로의 말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님,
미수습자 단원고등학교 학생 남현철, 박영인, 조은화, 허다윤, 단원고등학교 교사 고창석, 양승진, 일반 승객 이영숙, 권재근과 그의 아들 일곱 살 배기 권혁규 어린이가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살펴주옵소서.”

미수습자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미수습자 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또한 교황님께서는 우리나라를 떠나시면서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라는 말씀으로 우리 모두에게 올바른 신앙 자세를 일깨워주시고, 실천적 사회참여를 촉구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침몰한 지 1075일 만에 모로 누운 채 인양된 바로 그 여객선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그렇습니다, 바닥은 녹이 슬고, 칠은 벗겨졌으며, 녹색 갑판은 물때가 끼어 검붉게 변해 버린 채 온통 상처투성이로 떠오른 세월호의 모습은, 지난 3년 동안 인양만을 고대하며, 내 아들딸, 내 가족을 가슴에 품을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랐던 미수습자 가족들의 찢긴 가슴처럼 참혹했습니다.

   3년이란 세월은, 빛의 열매인 선은 사라지고 악이 판을 쳤으며, 정의가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불의가 기승을 부렸으며, 진실은 땅속에 처박히고 거짓이 난무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모두 빛의 자녀로 살지 못했기에, 빛의 열매인 선과 정의와 진실을 애써 외면하거나 홀대했기에 들이닥친 결과였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악과 불의와 거짓 세력의 ‘일차 폭력’이었다면, 이후 희생자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해진 ‘이차 폭력’은 구조적인 것이었습니다. 청와대와 당시 여당 정치인들과 수구 세력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실로 가공할만한 막말과 허위사실을 유포하였고, 세월호와 관련된 진상조사 또는 이의제기를 좌파 불순분자, 빨갱이 세력의 매국 행위로 낙인찍어 버렸습니다. 구조적 가해, 폭력이었습니다.

   또한 담임교사로서 학생들과 함께 세월호에 승선했던 이지혜(가브리엘라) 선생님과 또 한 분의 선생님은 기간제 교사, 다시 말해 비정규직 교사라는 이유로 아직도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이 사회의 차별과 서러움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개탄스럽고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이처럼 우리 사회의 적폐의 온상이자 모순의 상징이었던 것입니다. 그 상징인 세월호는, 선체 인양 작업에 들어간 지 19개월 만에 처참한 몰골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또한 정부의 의지가 아니라 선의의 대다수 국민들의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작년 세월호 2주기 추모미사에서 우리는 “이번 4,13 선거를 통하여 진리와 정의를 짓누르는 세력, 유가족의 상처를 덧내려는 세력, 생명이 아니라 죽음의 문화 양산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세력을 척결하는데 우리 각자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을 다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짐을 실천에 옮겨 기적 같은 여소야대를 이루어냈습니다. 그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무엇보다도 아직 수습하지 못한 아홉 분의 희생자를 수습하는 일과,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빈틈없이 밝혀내는 일입니다.

   이에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단은,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교우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피해자의 가족들, 그리고 선의의 시민들과 뜻을 같이 하는 가운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와 다짐을 천명합니다.


   하나, 현 정부와 차기 정부는, 세월호 미수습자들을 한 분도 빠짐없이 수습하여, 이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온갖 정성을 다 기울여라!


   하나, 현 정부와 차기 정부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철저한 활동을 통하여 세월호 침몰의 진상이 빈틈없이 규명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라!


   하나, 현 정부와 차기 정부는, 더 이상 이와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는 나라, 생명이 우선되고 존중되는 나라를 건설함으로써, 세월호 희생자들의 희생이 결코 헛된 것이 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으고, 주권자인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올바르게 행사하라!


   하나, 우리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신성한 주권을 행사하여, 선과 정의와 진실을 짓누르는 세력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정의롭고 진실한 정권을 선출하는 데 앞장 설 것을 다짐한다!


2017년 4월 7일
세월호참사 3주기 추모식에서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단


<명예기자단 공동 취재>
기사 : 최효근 베네딕토‧최영길 베드로

사진 : 최영길 베드로, 성재필 프란치스코, 서기수 루치아노, 임효례 다리아, 고영순 미카엘라, 성기화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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