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여 명의 내국인 교우들과 5백여 명의 이주노동자들의 신앙의 터전이 되어온 안산대리구 원곡 본당(주임 김종훈 아우구스티노 신부)이 지금 “백운연립 2단지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과의 재개발을 앞두고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그래서 본당에서는 비슷한 처지에서 대기업을 앞세운 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항거하여 주님 성전의 권리(토지보상은 물론 새 성전 신축 보상 90억 원)를 지켜 낸 서울대교구 남가좌동 본당의 성당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특강은 당시 남가좌동 본당 주임이었던 홍성남(마태오) 신부가 맡았다.
성당 재건축과 관련한 똑같은 상황이라 마음이 아프다고 말문을 연 홍성남 신부는 “재건축으로 철거를 시작하고 신자 수는 줄어들고 성당은 어둡고 몸과 마음은 지쳐가고 화병으로 우울증으로 병들어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음을 깨닫고 신자들과 성당을 지켜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고 그래서 ‘작전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성당을 성모님께 봉헌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그 당시 컴컴하고 어두웠던 성당 외벽에 성모님 대형 성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 신자가 고리기도로 묵주기도를 바쳤고 온 성당을 성모님으로 둘러싸이게 했다. 사제관 근처의 철거민들이 성모님 사진을 보니 무섭다며 떼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이르렀다. 결국 성모님이 성당을 지켜주었다.
두 번째는 분노해소 방법으로 심리치료에 들어갔다. 고성방가와 노상방뇨가 화병에 좋다는 심리학자의 연구를 보고는 본인도 그렇게 하였다. 처음에는 차를 몰고 가며 큰 소리쳤다. 일본의 모리박사가 걸어 다니면서 욕하는 것이 좋다고 하여 성당에서 욕을 하였고 그러니까 속이 시원하였다. 먼저 자신이 치유가 되니까 투쟁할 용기가 생기고 대책이 생겼다.
세 번째는 널리 알리기 시작하였다. 먼저 지구 신부들에게 알렸고 교구와 각종 미디어에 알렸다. 그리고는 서명 운동을 실시하였다. 신자들을 동원하였고 성당에 오는 신자들에게 큰 화환을 사오라고 하여 성당 골목길까지 화환으로 장식하였다. 바티칸 교황이 성당 주인임을 강조하며 ‘돈 주면 나가고 돈 안주면 안 나간다.’며 5년 동안 고집불통으로 견뎠다. 그러자 외부에서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분들이 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분들이 도움을 주기 시작하였다.
네 번째는 청결을 유지하기로 하였다. 철거가 시작되자 각종 쓰레기들이 성당 담벼락에 버려졌고 시에서 쓰레기를 치워가지 않아 악취를 풍겼다. 재건축조합원들은 일부러 깡패를 풀어 협박하였고 유리 파편을 흩어지게 하여 위험을 조성하였다. 그래서 본당 신부인 본인이 직접 성당을 깨끗이 치웠고, 그러자 성당 신자들도 성당을 깨끗이 치웠다. 어르신들에게 예쁘고 깨끗하고 밝은 색 옷을 입고 미사에 참례해 달라고 청했다. 사제관과 곳곳에 커피 향기를 피웠고 그랬더니 마음도 깨끗해지고 상쾌하였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 당시 하느님께서 나를 그 현장에 있게 하신 것은 내가 더욱더 신앙 안에서 다져지기를 바라셨던 것 같다.”고 말한 홍성남 신부는 “성전을 지키고 살리려면 내 힘으로는 안 된다. 주님께 도움을 청하고 기도하여야 된다. 무엇보다 본당 신부를 믿고 항상 기도하며 지켜주어야 한다.”는 당부로 특강을 끝냈다.
본당 총무 나현수(토마스) 씨는 “10월말까지 다 이주해야만 한다고 공지가 왔고 그 뒤론 철거에 들어간다고 해서 많이 불안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오늘 신부님의 특강을 들으니 이겨낼 힘이 생기고 신부님을 믿고 성당을 지키도록 힘을 모아야겠다.”고 다짐의 말을 전했다.
박명영 가타리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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