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가톨릭대 부설 이성과신앙연구소가 ‘공동합의적 교회를 향한 여정’을 주제로 20일 개최한 제41회 학술발표회에서는 한민택 신부와 기정만 신부의 주제발표에 이어 발표자와 온ㆍ오프로 참석한 참석자 간에 한 시간여 동안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질문은 ‘공동합의적 교회의 쇄신 원리로서의 자비와 식별: 복음의 기쁨을 중심으로’란 주제발표를 통해 “시노달리타스를 방해하는 성직주의와 권위주의를 벗어나야 한다”고 발표한 한민택 신부에게 집중됐다.
한 참석자는 “본당에서는 사목 권위가 있는 사제에게 기대는 경우도 있다”며 “건강한 권위의 긍정적 쇄신 방안은 없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한 신부는 “진정한 권위는 베풀고 나눠주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성사 집전이 사제의 고유한 직무이지만 평신도에게도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직무가 주어져 있다”며 “성사를 집전하는 데 평신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리더십이 진정한 권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전교구 안동훈 신부는 “16차 세계 주교 시노드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이해하는 주제로 친교와 참여, 사명이라고 했는데 왜 발표 자료에 사명 대신 식별을 넣었느냐”고 물었고, 한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제안하신 시노드적인 교회의 사명을 위해서는 식별의 주체로서 다시 하라는 그런 의미에서 식별을 썼다”고 답변했다.
앞서 한 신부는 주제발표에서 “공동합의적 교회는 자신의 삶과 사명을 사는 방식에서 자신을 친교로 드러내는 교회이자 성직자와 평신도가 협력하며 교회에 맡겨진 사명을 함께 식별하기 위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교회”라며 “더 나아가 자신의 존재가 오직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고, 자신의 벽을 허물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기쁜 소식으로 선포하고 삶으로 살아내는 교회”라고 밝혔다.
대중 신심을 강조한 기정만 신부에 대해서는 “코로나19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대중 신심 강조는 전례와 성사에 대한 인식을 감소시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제기됐고 기 신부는 “전례에서 바라는 대중 신심 활성화는 성사 거행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것이 교도권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제발표에서 기정만 신부는 “박해시기 성직자가 없는 상황과 이로 인한 성사 거행과 참여의 어려움 속에서도 신앙 선조들이 신앙을 보존하고 성장시켜왔는데, 이에 대중 신심은 큰 역할을 담당했다”며 “외국에서 입국한 선교 사제들이 공개적으로 사목활동을 할 수 없는 여건 속에서 신앙 선조들은 그들이 수용한 신앙을 지키려 대중 신심에 의지하여야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서 한민택, 기정만 신부는 사전에 배포한 자료에서는 시노달리타스를 ‘공동합의성’으로 번역했지만 최근 끝난 주교회의가 추계 정기총회에서 공동합의성이란 용어 대신 시노달리타스를 그대로 쓰기로 하면서 시노달리타스란 용어를 주로 사용했다.
공동합의적 교회를 향한 여정 다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 =IrKFzBFGnO8로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2021.10.31 발행 [16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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