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가 루드비히 폰 파스토르(Ludwig von Pastor)에 따르면, 1450년 성년 동안 로마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무덤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8세기부터 전해 내려온 순례자의 노래인 “로마 찬미가(O Roma nobilis)”를 부르며 기도했다고 합니다. 순교자들의 피로 거룩해진 로마와, 그곳에 잠든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를 찬미하며 자비를 구하는 찬미가입니다. 교황 요한 23세는 1963년 1월 6일 로마시 대표들에게 한 연설에서 이 찬미가 1절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유튜브 등에서도 이 찬미가의 아름다운 선율을 들을 수 있습니다. 희년을 맞아 로마 순례를 계획하는 한국 순례자들도 함께 부를 수 있기를 바라며, 찬미가의 3절까지 악보와 함께 소개합니다.
O Roma nobilis, orbis et domina
Cunctarum urbium excellentissima
Roseo martyrum sanguine rubea
Albis et virginum liliis candida
Salutem dicimus tibi per omnia
Te benedicimus, salve, per secula
고귀한 로마여, 온 세상의 여왕이시여,
모든 도시 가운데 가장 뛰어난 곳이여,
순교자들의 장미빛 피로 붉게 물들고,
동정녀들의 흰 백합처럼 순백으로 빛나는 곳이여!
우리는 너에게 영원한 평안을 기원하며,
너를 축복하노니, 영원토록 안녕하여라!
Petre, tu praepotens caelorum claviger,
Vota precantium exaudi jugiter.
Cum bis sex tribuum sederis arbiter,
Factus placabilis judica leniter.
Teque petentibus nunc temporaliter
Ferto suffragia misericorditer.
베드로여, 하늘의 강력한 열쇠지기여,
간청하는 이들의 기도를 늘 들어주소서.
열두 지파의 심판관으로 앉게 되실 때에는
온유하게 되시어 자비로이 심판하소서.
그리고 지금 이 현세에 당신께 청하는 이들을 위해
자비로이 전구해 주소서.
O Paule, suscipe nostra precamina,
Cujus philosophos vicit industria.
Factus oeconomus in domo regia
Divini muneris appone fercula,
Ut, quae repleverit te sapientia,
Ipsa nos repleat tua per dogmata.
오 바오로여, 우리의 기도를 받아주소서,
당신의 열정이 철학자들을 굴복시켰도다.
하느님의 궁전에서 신비를 맡은 관리인이 되셨으니,
하느님 은총의 잔칫상을 차려 주소서
당신을 충만케 한 그 지혜가
당신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도 충만케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