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가객 김광석이 남긴 ‘서른 즈음에’를 들어보셨는지요? 워낙 유명한 노래라 많은 분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는 매 순간 이별하고, 또 이별을 준비하며 살아갑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습니다. 영원할 것 같던 사랑도, 청춘도, 결국 끝을 맺습니다. 평생을 간직하며 살아왔던 아픔과 상처도 우리 삶의 이야기가 막을 내리는 순간 사라지게 됩니다.
오늘 복음 속 예수님께서도 이별을 암시하는 말씀을 하십니다. 익히 알고 있듯이 주님께서는 부활하신 다음 승천하시고, 보호자 성령을 보내십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 하늘에 오르십니다.
예수님의 이별은 특별합니다. 그분의 이별은 세상에서 말하는 이별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이별을 슬퍼합니다. 영원한 작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괴로워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별’은 슬픔이 아닌 ‘기쁨’입니다. 그분께서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곁을 떠나시지만, 다시 찾아오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우리가 슬픔이 아닌 기쁨 속에 살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놓아줄 때를 알아야 하고, 보내줄 때를 알아야 합니다. 놓지 못하고 보내지 못하면, 우리는 주님께서 약속하신 희망을 온전히 깨달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손에 쥔 채 떠나보내지 못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내 마음이 끝까지 놓지 못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별이 두려워, 헤어짐이 두려워 놓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까.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미련도, 슬픔도, 두려움도 결국엔 사라지고 맙니다.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은 바로 내 안에 머물러 계시는 하느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