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수원주보 기사

교리책을 필사해 복음을 전한 민극가 스테파노 (축일 9월 20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6-13 09:16:00 조회수 : 33

민극가(1787~1840)는 인천의 양반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는 외인이었는데 어머니는 어렸을 때 세상을 떠났습니다. 민극가는 아버지 밑에서 착하고 바르게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자식들을 데리고 천주교에 입교했고, 계명대로 착실하게 살았습니다. 장성한 민극가는 여교우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친지와 친구들이 재혼하라고 권했습니다.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결국 재혼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후 아내도 세상을 떠났고, 게다가 외동딸마저 죽었습니다. 

이후 민극가는 경기도 곳곳을 떠돌아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천주교 교리책을 필사해 팔았습니다.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시대는 책이 귀했습니다. 천주교 교리책은 더욱 귀했습니다. 그는 교리책을 열심히 필사해 돈을 모았습니다. 그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습니다. 교리책을 열심히 필사하면서 교리 지식이 깊어졌고 신앙심도 뜨거워졌습니다.

교우들은 민극가의 뜨거운 신앙과 이웃 사랑을 보고 그를 회장으로 추대했습니다. 그는 실로 교우들의 모범이었습니다. 쉬는 교우를 권면해 다시 신앙생활을 하도록 했고, 비신자들에게는 천주교 교리를 쉽게 가르쳐 그들이 입교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자선 사업도 앞장서서 했습니다. 또한, 민극가는 성직자들이 체포되자 서울과 지방에 있는 교우들을 찾아다니며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박해가 끝나갈 무렵, 한 배신자의 고발로 민극가는 체포되었습니다. 포도청에서 신문을 받았습니다. “천주를 배신하면 살려주겠다.” “만 번 죽어도 싫소.” 그러자 고문을 시작했습니다. 주뢰를 틀고 날카로운 쇠꼬챙이로 몸을 사정없이 찔렀습니다. “배교하라 그러면 살려주마.” “나를 풀어주면 나는 신앙생활을 더욱 열심히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천주교를 더 많이 전해 신자로 만들겠소.” 그러자 형리는 격노해 곤장을 쳤습니다. 모두 40대를 쳤는데 매번 칠 때마다 “이놈은 죽어 마땅한 놈이다!”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렇게 매질했는데도 배교를 하지 않자 민극가를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민극가는 감옥에서 배교한 사람들을 꾸짖었습니다. 그리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앙심을 고조시키며 힘을 내라고 격려했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몇 사람이 용기를 내어 배교한 것을 철회했습니다. 그러자 형리는 철회한 사람들을 형장으로 끌고 가 목을 베었습니다. 민극가는 다시 재판장으로 끌려가 그곳에서 곤장 30대를 더 맞았습니다. 결국, 사형이 선고되었고 교수형을 받고 순교했습니다.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

(1요한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