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수원주보 기사

‘정주하다’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7-04 09:23:06 조회수 : 53

‘정주하다.’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복음을 읽고 떠오른 단어는 ‘정주’였습니다. 정주한다는 것은 단지 한 장소에 머문다는 의미 말고도 더 깊은 뜻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의 정주’. 즉, 새롭고 더 좋은 것을 얻으려고 끊임없이 이곳저곳 돌아다니지 않고 마음이 한곳에 고요히 머무는 마음이죠. 


묵상기도를 하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마음의 정주’입니다. 복음을 읽더라도 내 마음에 와닿은 구절 하나에 바로 고요히 머무는 것, 다른 구절에 마음이 이끌리더라도 바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충분히 머물면서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시는 말씀이 무엇인지 그 구절에 머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복음 묵상을 하며 제가 머물렀던 구절입니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정주한다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워 모종이 되면, 적당한 곳에 옮겨 심게 됩니다. 그런데 좋은 흙, 좋은 화분이 생겼다고 해도 계속해서 식물을 옮겨 심는다면, 그 꽃은 건강하게 자라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느님의 일을 할 때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할 때 충분히 머물라고 말씀하신 듯합니다. 왜냐하면, 신앙을 표현하고 증거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완전히 이루려 하는 것보다는 삶으로 완성해가는 점진적인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들을 향한 그 말씀에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온전히 머물기를 바라시는 요청이었습니다. 떠날 것이라면 마음이 뿌리내리기 이전에 또다시 자리를 옮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이미 마음이 떴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벌써 7월입니다. 6월 예수 성심 성월은 잘 보내셨나요? 저는 6월을 시작하며 예수님의 성심에 저의 무뎌진 마음, 미지근한 마음을 바치며 주님의 그 따뜻한 마음을 닮고자 청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어떤가요? 크고 작은 것에 쉽게 휩쓸리고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닌,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그 따뜻한 마음에 ‘정주’해보는 것은 어떤가요? 예수님께 우리 마음의 뿌리를 내리고, 예수님께 자리 잡고 살아가는 삶이, 그것이 우리가 일생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방법일 것입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