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있는 ‘예수 탄생 기념 성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특별한 관문을 지나야 합니다. 그 관문은 너무나 작고 좁아, 몸을 숙이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문을 말합니다.
아이들은 몸을 숙이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지만, 어른들은 몸을 숙여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즉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좁은 문’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넓고 쾌적하며 잘 꾸며진 길이 아니라, 비좁고 불편하며 때때로 벗어나고 싶은 길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좁은 문이 아닌 넓은 문으로 들어가길 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넓은 문이 아닌,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좁고 불편하고 벗어나고 싶은 바로 그 길에, 구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삶은 역설로 가득합니다. 가장 높으신 분이 가장 낮은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고, 가장 큰 영광을 받으셔야 할 분이,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이러한 역설을 통해 당신께서 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특별한 방식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십니다.
복음의 좁은 문 역시 역설의 신비입니다. 부유함보다는 가난함 속에, 내가 인정받고 내가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나를 희생하고 내어주는 마음속에, 심판과 단죄보다는 용서와 이해 속에 구원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그 역설이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인간을 사랑하시는 방식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그분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좁은 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눈 앞에 펼쳐진 넓은 문에 이끌려 살아가고 있습니까.
새로운 한 주, 좁은 문을 선택할 수 있는 역설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