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잔치나 행사에 초대를 받게 되면 대부분 설렘과 기대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옷을 입고 갈까?’, ‘누가 올까?’, ‘내가 이 자리에 어울릴까?’ 등 여러 가지 생각이 스칩니다. 어떤 분은 초대받은 것만으로 기뻐하지만, 또 다른 분은 그 자리에서 어떻게 보일지, 어떤 대접을 받을지에 신경을 쓰기도 합니다. 초대하는 입장에서도 누굴 부를지, 어떤 음식을 준비할지, 손님들이 만족할지에 대해 걱정하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초대를 하는 것과 초대를 받는 것은 단순히 행사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관계를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이를 신앙에 적용한다면 오늘 복음을 묵상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초대’와 관련된 우리의 태도, 특히 겸손과 베풂의 마음을 가르쳐 주십니다.
초대를 받게 되면 종종 어느 자리에 앉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윗자리에 앉아 더 좋은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죠. 천주교 신자들은 대체로 눈에 띄지 않는 구석진 자리를 좋아해서 공감이 덜할 수 있지만, 이는 단순히 자리 문제를 넘어, 우리 마음 깊은 곳의 인정욕구를 반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잔치에 초대받거든 윗자리에 앉지 말고, 끝자리에 앉으라고 말씀하시며, 겸손한 태도를 강조하십니다. 이것은 예절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그분의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미사나 기도의 자리로 초대하실 때조차, 그분의 초대에 감사하기보다는 내 겉모습이나 세상적인 기준에 더 신경을 쓰곤 합니다. 때로는 하느님을 내 삶에 초대하면서도, 정작 그분께 드릴 마음의 자리를 충분히 마련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귀한 잔치에 초대받으면 내가 주인공일 수는 없고, 또한 잔치를 열어 손님들을 초대했다면 그들을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이 세상과 그분의 식탁으로 초대하십니다. 이 초대는 우리의 공로나 자격이 아니라, 오직 그분의 무한한 사랑에 근거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누군가를 초대할 때, 그들의 지위나 보답 여부가 아니라, 사랑과 나눔의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가난한 이웃, 소외된 이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우리의 삶으로 초대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더 깊이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마음으로 초대받고, 또 누구를 초대하고 있습니까?” 하느님의 초대에 겸손히 응답하며, 조건 없는 사랑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초대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초대의 기쁨은 나눌수록 커집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의 자리를 이웃과 함께 나누며, 참된 행복을 경험하는 신앙인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