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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봐 주시는 예수님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9-04 16:39:31 조회수 : 89

“썩어 없어질 육신이 영혼을 무겁게 하고

흙으로 된 이 천막이 시름겨운 정신을 짓누릅니다.” 

(지혜 9,15) 


예수님의 십자가 길 여정을 따라 걷는 우리의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한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천막과 다름없는 이 육신이,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고자 하는 우리의 영혼과 정신을 짓누르고 무겁게 만들어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일어서서, 우리보다 앞서 걸으셨던 예수님의 뒷모습을 보며 그분을 닮은 삶을 살고자 한 걸음씩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런 우리를 향해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6-27).


여기서 ‘미워하라.’는 말은 ‘봉헌하라.’는 뜻입니다. 이 봉헌의 의미를 묵상하던 중, ‘믿다.’의 어원 ‘Cordare’가 떠올랐습니다. Cordare는 ‘심장’을 뜻하는 ‘cor’와 ‘주다’ 동사인 ‘dare’가 합쳐져, ‘심장을 내어주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길이란 우리는 ‘믿음의 길’ ‘심장을 내어주는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곧 ‘봉헌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나는 내 심장과 같은 그를 그대에게 돌려보냅니다”(필레 12). 감옥살이를 하다가 얻은 아들과도 다름없는 필레몬의 노예 오네시모스를 기꺼이 필레몬에게 돌려보냅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오네시모스를 미워한 것이 아니라, 오네시모스를 주님의 뜻 안에서 ‘봉헌’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봉헌할 수 있을까요? 우리보다 앞서 이 신앙 여정의 길을 걸으시는 예수님께서 ‘돌아서서’ 우리를 사랑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십니다. 

“~ 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라고 세 번이나 말씀하셨지만, 그 속마음은 언제나 우리를 응원하고, 뒤처지는 사람은 없는지 계속 확인하시는 걱정 가득한 마음입니다. 그 사랑의 성심을 느끼며, 또 한 걸음 힘차게 내딛고 살아가는 한 주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