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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처럼 우직했던 황석두 루카 (축일 9월 20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10-10 09:16:53 조회수 : 42

황석두(1813~1866)는 충청도 연풍의 부유한 양반집 독자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과거 시험에 합격해 벼슬하기를 원했습니다. 황석두는 아버지 뜻에 따라 시험을 보러 서울로 향했습니다. 어느 주막에서 하룻밤을 머물렀습니다. 그곳에서 한 천주교 신자를 만나 그에게 천주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신자는 황석두에게 교회 서적을 선물했습니다. 책을 읽은 황석두는 벼슬하는 것보다 천주교를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가족들은 깜짝 놀랐고, 아들에게 연유를 들은 아버지는 화를 크게 냈습니다. 아버지는 천주교를 ‘가문을 파괴하는 나쁜 종교’로 알고 있었습니다. “어느 양반 집안에서 이런 짓을 한단 말이냐? 천주교 공부는 못한다!”라고 아들을 꾸짖자, 황석두는 “죽더라도 천주교 공부를 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아버지는 하인들에게 작두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네가 목숨을 걸고 천주교를 공부한다고 하니 죽이겠다! 작두에 목을 대라!” 아들은 목을 작두에 댔습니다. 아버지는 하인들에게 작두를 밟으라고 말했습니다. 하인들은 무서워서 밟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황석두는 2년 동안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천주교 교리만 공부했습니다. 식구들은 아들이 병에 걸려 말할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온갖 약을 먹였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설날 아침이었습니다. 황석두는 읽던 성경을 내려놓고 실의에 빠져있던 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공손히 세배를 드렸습니다. 아들이 말했습니다. “아버님!” 아버지가 깜짝 놀라자, 아들이 “저는 말 못하는 병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버님께서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금하셨기에 말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말을 듣고 너무 기뻐 교리 책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교리를 읽고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가족 모두가 교리를 공부해 입교했습니다.

페레올 주교가 조선에 입국했습니다. 황석두는 주교 곁에서 전교 활동을 도왔습니다. 주교는 황석두의 신앙과 해박한 교리 지식 그리고 성실함을 보고 그에게 사제품까지 주려고 했습니다. 그 후에 황석두는 베르뇌 주교 밑에서 회장이 되어 죄를 깊이 뉘우치고 회개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책 ‘회죄직지(悔罪直指)’를 주교와 함께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다블뤼 주교 밑에서도 회장으로 있으면서 교회 서적을 편찬했습니다. 다블뤼 주교가 체포되었을 때, 황석두는 자진해서 주교를 따라가다가 체포되었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당했습니다. 나라에서는 국혼(國婚)을 앞두고 있어 서울 땅에서 피 흘리지 않게 하려고 황석두를 멀리 충청도 보령 갈매못으로 데려가 참수했습니다. 황석두는 ‘그렇게’ 순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