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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11-14 10:17:10 조회수 : 56

저는 청소하는 취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하는 청소는 꽤 좋아합니다. 책상이나 바닥을 깨끗이 청소한 후 그 깨끗한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요리하고 난 후 싱크대에 쌓여 있는 설거지 거리를 보면 한숨부터 나오지만 그래도 설거지를 끝내고 깨끗해진 식기들을 보면 참으로 뿌듯합니다. 할 때는 귀찮지만 끝내고 나면 큰 만족감을 주는 것이 청소가 지닌 매력인 것 같습니다. 


빨래하는 것도 좋아하지는 않지만 하고 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깨끗한 옷을 입는 것, 좋은 향기가 나는 옷을 정리하는 것, 정리된 옷을 옷장에 차곡차곡 넣는 것, 그렇게 다시 옷장이 정돈되는 것도 좋습니다. 깨끗해진 옷을 입고 향기가 나는 수건을 사용할 때 다시 기분이 좋아집니다. '청소'는 깨끗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 희망을 연상시키는 듯합니다. 

  

우리는 연중 시기의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혼란 속에서도 두려움 없이 나아갈 것을 요청하십니다. 전쟁과 반란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니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박해하는 이들이 있더라도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치십니다. 비극이 있었으나 언젠가 다시 일어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음을, 변화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심으로써 희망을 선사하십니다. 


다음 주는 연중 시기의 마지막인 ‘온 누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이날 복음은 왕으로서 오신 그리스도를 연상하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처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스도의 부활도 아니고 기적이나 치유의 신비로움이 아닌 죽기 직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복음을 통해서는 용서를 청하는 이와 함께 낙원에 가실 것을 약속하시는 모습도 보여주십니다. 인내함으로써 생명을 얻을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시며 당신을 믿는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신 주님께서는 모든 이를 위해 세상 끝까지 함께 하시어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희망은 경험한 자에게 가장 크게 다가오며 

주님은 그것을 몸소 보여주시고 약속하신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