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키 예언자는 하느님의 날이 오면 악인은 불에 타 사라지고, 의인은 “의로운 태양”의 빛 아래에서 치유와 구원을 받게 될 것이라 선포합니다. 이는 단순히 미래의 심판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 뜻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약속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러한 기다림이 게으름이나 무책임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그는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라고 하며, 신앙인은 종말을 두려워하거나 현실을 도피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라 성실히 일하며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복음에서 예루살렘 성전의 멸망을 예고하시며, 세상의 모든 화려함은 사라지겠지만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신앙은 불안 속에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인내하며 성실하게 사랑을 실천하는 믿음입니다. 그러한 삶 안에서 우리는 이미 의로운 태양의 빛을 맞이하고, 그 빛이 세상의 어둠 속에서도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