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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연중 제5주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6-02-05 10:13:27 조회수 : 62

이곳 용인·안성 지역에는 특히 1801년 신유박해 이후, 목자 없는 교회임에도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천주교인들이 숨어든 교우촌이 많이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교우촌은 지금은 그 이름만 남아있을 뿐, 많은 개발 특히 도로와 골프장 건설이 이 지역에 집중되면서 역사 속으로 매몰되어 버렸습니다. 전쟁과 그 후과(後果)로 고생하며 나라를 일으키던 시절, 교회 또한 성지개발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기엔 현실적으로 힘든 시기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곳 은이 성지는 너무 깊고 폭이 협소한 골짜기라 다행히 그런 개발이 없었지만, 봉우리 넘어 이웃한 골배마실 성지는 지금 골프장 한가운데 고립되어 있습니다. 골배마실 성지는 김대건 신부님 가족이 1827년 피난 정주하시고 1836년 김대건 신부님이 모방 신부님에 의해 신학생으로 선발된 성소의 성지입니다. 그리고 이후 이 근방의 교우들이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기도하던 순례 성지로서 교회사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곳입니다. 그래서 1961년 양지 본당 주임이셨던 정원진 신부님이 골배마실 터를 매입, 발굴하였고 1962년 정주성 신부님이 석상을 세우심으로써 성지의 초석을 놓으셨습니다. 그런데 1969년 골배마실을 둘러싼 일대에 골프장이 건설되면서 성지는 골프장 속에 고립되게 됩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다.”


만약 두 신부님께서 골배마실터를 매입, 발굴하시고 제대와 석상을 놓지 않으셨다면, 그리고 나중에 은이 성지 초대 신부이신 안병선 신부님께서 동상을 놓고 기억하지 않으셨다면, 골배마실 또한 골프장 개발에 매몰되어 다른 곳들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져 확실한 자리도 모르고 잊혔을 것입니다. 비록 그 후 60여 년 동안 방치 아닌 방치가 되어 있는 골배마실이지만, 엄연히 처음 그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세 신부님들에게는 작은 노력이었겠지만 후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 것입니다. 그분들은 지금도 이곳을 비추어주는 빛과 소금입니다.

  

근래에 총대리 주교님께서, 김대건 신부님이 신학생으로 선발된 성소의 성지로서의 골배마실 성지의 중요성을 먼저 강조하시고 여러 지침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주교님과 선배 신부님들의 그 뜻을 이어받아 골배마실 성지 조성을 마무리하여 성소의 성지로 기억되게 하려 합니다. 비록 절실한 도움이 필요하고 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그것이 지금 내가 세상의 소금 역할을 하는 것이며, 후대에 이 소중한 성소의 성지를 기억하게 해 주는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백번 생각해도 정말 옳고 중요한 것이라면, 신중함 속에서 한 걸음이라도 무언가 노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된다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