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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에서 벗어나기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2-10 11:07:04 조회수 : 604

비난에서 벗어나기



, 짜증나! 흰바지에 커피를 흘리다니. 넘치도록 따르니 이 모양이지. 나는 누구를 닮아서 식탐이 많은 걸까? 너무 많이 따랐잖아. 눈대중은 왜 이리 못하는거야? 공간감각 능력이라고는 없지.”(자기 비난)


이런, 또 미사에 늦었다. 창피해서 내가 못 살아. 아니 애가 늘 그 모양이니 내가 정신 차리고 살 수가 있겠냐고! 이게 다 그 녀석 때문이야!”(타인 비난)


혹시 이런 식으로 푸념을 해 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삶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사건에서부터 여러 형태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아주 자연스럽게 나 자신이나 상대방을 비난하는 데 익숙합니다. 그것도 자기가 알고 있는 가장 모진 말로 최대한 비극적인 표현을 하지요. 비폭력대화에서는 이렇게 자신의 고통이나 결핍을 비극적으로 표현할 때 자칼의 언어라고 말합니다. 자칼은 여우와 늑대를 섞어놓은 듯한 생김새를 지닌 개과 동물로, 키는 80cm 정도이고 썩은 시체를 먹기 때문에 청소부나 죽음의 신이라는 불리며 단절을 뜻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평화로운 소통을 할 때는 기린의 언어라고 표현합니다. 키가 6m가 넘는 기린은 포유류 중 심장이 가장 큰 동물로, 심장은 사랑, 생명, 연민, 공감 등을 의미합니다. 또한, 기린은 절대로 먼저 공격하지 않으나 다른 동물이 자기 새끼를 공격하면 뒷발을 차, 사자도 물리칠 수 있다고 합니다.


위의 표현을 기린의 언어로 바꾼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비폭력대화의 네 단계를 사용해 보겠습니다.


, 짜증나! 흰바지에 커피를 흘리다니 (중략) 공간감각 능력이라고는 없지자기 비난에서 벗어나기

관찰 내가 커피를 흰바지에 쏟았다. (평가를 빼고 본 대로, 들은 대로 사실을 말한다)

느낌 당황스럽다, 기분 나쁘다. (생각이 아닌 몸이나 마음의 반응에 집중하여 느낌 표현을 한다.)

욕구 여유가 필요하고, 나는 나 자신을 믿을 수 있기를 바란다.

부탁 다음부터는 컵에 음료를 따를 때, 컵 안쪽의 선에 맞추어 따라보자.


이런, 또 미사에 늦었다. (중략) 이게 다 그 녀석 때문이야!” 타인 비난에서 벗어나기

관찰 1110분에 성당에 도착했다.

느낌 민망하고 아쉽다.

욕구 미사 시간을 잘 지켜서 마음을 안정하고 미사참례를 하고 싶다.

부탁 집에서 일찍 출발을 하자.


대화를 비교해 보시면 우리가 어떤 말을 사용해야 하는지는 명료해질 것입니다. 자동적으로 자신이나 타인을 비난하는 습관으로 살지 말고, 자극이 일어날 때 멈추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세상은 조금 더 평화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기린의 언어로 말해요!


글 이윤정 요안나(비폭력대화 국제공인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