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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내지 말아야 하는데…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1-15 13:15:43 조회수 : 598


욕심내지 말아야 하는데…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 옆 사람이 나보다 더 빨리 뛰거나 더 무거운 중량이라도 드는 것 같으면 나도 덩달아 내 능력보다 더 빨리 뛰어보거나 무거운 것을 들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의 이곳저곳이 쑤시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능력을 되돌아 봅니다. 이러한 욕심은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기도 생활에서도 자주 나타나곤 합니다. 누군가가 나보다 더 열심히 기도하는 것 같을 때는 나도 덩달아 기도 시간을 늘려 보기도 하고 또 더 많은 기도문을 외워 보기도 합니다. 물론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신의 생활 리듬을 고려하지 않고 옆 사람을 따라 덩달아 하는 기도가 자칫하면 좀 무성의한 기도, 그냥 의무적으로 하게 되는 기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생깁니다. 이런 염려는 다름 아닌 바로 제 경험이기도 합니다.


제가 치료하는 부산교구 신부님께서는 묵주기도의 중요성을 말씀해 주시면서, 당신 어머님께서는 매일 묵주기도를 200단씩 바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은혜로 당신이 사제로서 잘 살아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듣는 순간 귀가 번득 뜨였습니다. “그래! 맞아 바로 그거다. 성모님께 묵주기도를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 그날부터 저는 평소보다 더 많은 묵주기도 횟수를 정해 놓고, 그것에 맞추느라고 정신없이 묵주기도를 했습니다. 제가 봐도 참 열심히 하는 것 같았고, 목표량을 다 하고 나면 뿌듯하고 기분도 좋았습니다. 피곤하지도 않고 정말이지 참 행복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도의 양을 늘리다 보니까 기도를 하면서 행복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막상 제 일상의 생활 리듬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목표치는 계속해야 될 것 같은, 어떻게 보면 좀 의무적으로 하는 그런 기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느 날 조용히 불을 끄고 혼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정말 이런 기도가 좋은 기도일까? 성모님께서도 이런 묵주기도를 좋아하실까?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기도는 어떤 기도일까? 결국,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모든 기도를 다 기뻐하실 것 같았고, 따뜻하신 성모님께서도 이렇게 바쁘게 올리는 기도라도 함께 무릎 꿇고 전구해 주실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하느님께 나의 마음이 가까이 갈 수 있는 기도는 정성이 담긴 그런 기도, 주님의 기도를 한 번 하더라도 정성껏 바치는 그 기도가 더 많은 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이런 저런 편지나 선물을 받았을 때, 짧거나 작아도 정성이 담긴, 마음이 담긴 그런 편지나 선물도 좋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부터 많은 기도를 꼭 정해 놓고 바치기보다는, 그냥 정성껏 제 마음을 기도에 담아 보기로 했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의 기도를 너그러이 받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청합니다. 아멘!


글 조성연 요셉(하늘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