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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4-30 조회수 : 76

노동하는 인간

 

 

오늘은 노동자의 수호자 성 요셉 축일입니다. 성 요셉 축일 하면 319일이 우선 떠오르지만, 오래전부터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투쟁해온 국제적 노동 운동을 존중하여 비오 12세 교황께서 195551일을 노동자 성 요셉 기념일로 지내도록 선포하신 이래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본래 이날은 메이 데이(May Day)’ 또는 국제 노동자의 날(International Workers’ Day)’이라 불렸으며, 국내에서도 노동계 등 일부 인사는 이날을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노동절혹은 메이 데이라는 이름으로 기념하기도 합니다.

188651일 미국 시카고에서 8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거리 파업 집회를 연 헤이마켓사건이 이 기념일 설정의 기초가 되어, 전 세계로 확산되어 나갔습니다. 한국에서는 1958년 대한노동총연맹 창립일인 310일을 노동절로 정했으며, 1963417일에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근로자의 날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1994년부터는 다시 51일을 근로자의 날로 기념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 가톨릭교회가, 다소 늦기는 했어도, 인권 존중 차원에서 국제적이며 사회적인 흐름을 수용하여, 성 요셉을 노동자의 수호자로 지정하여 이 날을 기념하게 된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노동하는 인간이라는 회칙에서 노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인간은 노동을 하여 일용할 양식을 얻어야 하고, 과학과 기술의 끊임없는 진보에 이바지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한 가족인 형제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사회의 문화적, 도덕적 수준을 끊임없이 들어높이는 데 이바지해야 합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하느님과 닮은 모습으로, 볼 수 있는 우주 안에 창조되었으며, 땅을 다스리도록 그 안에 안배되었습니다. 그래서 태초부터 인간은 노동을 하도록 부름 받은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이 충고 한마디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2테살 3,10).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 목수 집안에서 어떻게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지닌 자녀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 섞인 질문이라 하더라도, 복음서는 분명히 청중의 입을 빌려 예수님이 노동자의 아들임을 밝히고 있으며, 여기에는 예수님도 노동을 하셨다는 사실이 전제됩니다.

이는 마치 세상을 창조하실 때 하느님이 몸소 일하셨다는 기록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창세 2,2). 이처럼 노동은 인간이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음을 드러내는 구체적이며 의미 넘치는 증거입니다.

 

오늘 노동자의 수호자이신 성 요셉 축일을 지내면서,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며,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노동을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이 세상이 그분의 뜻대로 발전하고 완성되어 나아갈 수 있도록 지혜와 기적의 힘을 모으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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