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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5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5-04 조회수 : 148

영원한 생명을 위한 양식

 

 

말씀 묵상에 앞서, 이스라엘의 지명 하나에 대하여 짚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신약성경에서 통상 호수라 불리는 장소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 호수는 예나 지금이나 이스라엘의 젖줄 역할을 하는 갈릴래아 또는 겐네사렛 호수를 가리키는데, 요한복음에만 티베리아스 호수라는 이름이 나옵니다.

호수가 갈릴래아 지역에 위치해 있어 갈릴래아 호수, 호수 북쪽에 위치한 겐네사렛 평원에서 이름을 따 겐네사렛 호수로 불렸던 것처럼, 티베리아스 호수도 호수 서쪽에 위치한 (갈릴래아 지역의 행정 도시) 티베리아스에서 유래한 지명입니다. 티베리아스는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14-37)를 기념하여 건설된 도시로서 비교적 후기의 지명이라는 점에서, 요한복음서가 이 지명을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다른 복음서에 비해 후기에 저술되었음을 일러줍니다.

 

예수님이 오천 명을 배부르게 하신 기적을 체험한 군중이 이튿날 예수님을 다시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 애써 찾음에 대해 예수님은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하고 평가하십니다.

기적 대신에 표징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 요한복음은, 구약성경의 전승을 받아들여, 표징을 예수님에게서 종말의 사건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상징적 표시, 곧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깨닫도록 촉구하는 표시로 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하고 이르십니다.

 

군중은 예수님의 권능은 인정하면서도, 그 권능을 통한 행위의 진정한 의미는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다만 예수님의 이 권능에서 자기들이 얻을 수 있는 세속적인 이득, 곧 배고픔 달램 때문에 예수님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은 예수님이 권능으로 행사하시는 일을 하나의 표징으로 받아들이는 데에서 발생합니다. 이 표징 안에서 그분이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임을 알아볼 때, 비로소 믿음에 이를 수 있는 것입니다.

복음저자 요한에게 영원한 생명은 무엇보다도 하느님과 화해하여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기에, 생명과 믿음은 결국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영원한)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 영원한 생명 보장의 대전제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당신 자신을 십자가상 희생 제물로 바침으로써 인간과 하느님의 관계를 복원해주신, 인간이 하느님과 화해하여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바로 하느님의 일임이 선포됩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부족함이 있더라도 꾸준한 신앙생활을 통하여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다지고 고백할 때마다, 우리는 감히 하느님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며, 이 지상에서 이미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미래의 생명도 약속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세속적인 그 어느 것보다도, 하느님과 화해하여 그분과 함께 걸어가는 것이 지상 최대의 행복임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며, 오늘 하루 그러한 마음으로 하느님과 함께, 그리고 이웃과 함께 걸어가는 복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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