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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6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5-05 조회수 : 158

생명의 빵

 

 

어제 복음에서 빵을 많게 하신 현장에서 배부르게 먹었다는 사실 때문에 예수님을 찾아 헤맸던 군중을 향해 표징을 보기를 촉구하셨던 예수님께 군중은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하고 여쭙니다. 이미 여러 차례 표징을 보여주셨음에도 또 표징을 요구한다는 사실 자체가 표징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했다는 반증입니다.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눈을 떠야 하며, 눈을 뜨기 위해서는 믿음이 절대적 요소입니다. 아무리 크고 많은 기적을 본다고 하여도, 믿음이 없다면 그 안에 담긴 표징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반복하지만, 표징은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임을 알아보도록 촉구하는 개념인데도 말입니다.

 

군중은 그저 또 다른 기적 체험, 놀라운 사건 체험, 인간의 말초신경을 충족시키는 현상 체험을 기대하며, 조상들이 광야에서 먹었던 만나를 강력한 예로 듭니다. 적어도 만나와 같은 기적을 기대한다는 의도일 것입니다.

예수님이 이루신 한 두 차례 빵을 많게 하신 기적에 비해, 그 오랜 기간 동안 매일 광야의 백성을 먹였던 만나 기적이 훨씬 위대함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아니면, 최소한 그 이상의 기적을 일으켜 메시아라는 당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구체적 예로 든 바로 이 만나에 대하여 그것이 바로 표징이었음을 역설하십니다.

 

우선, 만나라 불리는 그 양식은 모세가 아니라 모세의 청으로 하느님이 내려주신 양식임을 분명히 하십니다. 모세는 어찌 보면 매개자 또는 도구에 불과하므로, 모세가 아니라 하느님을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 육체적인 생명을 보장해주는 데 필요했던 광야의 음식이었던 만나가 예시하고 있는 참된 만나에 대하여 설명하십니다. 다시 말해서, 광야의 만나는 참된 만나를 향한 표징이었음을 밝히십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하느님이 보내신, 그래서 하늘에서 내려오신 당신이 참된 만나,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임을 선언하십니다.

 

음식이 육체적 생명을 위해 꼭 필요듯이, 당신이 바로 영적인 생명을 위한 참된 빵이심을 밝히십니다.

다만, 참된 빵이 사람을 포함한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으로 확대 설명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세상과 인류의 구원에 있고, 그 세상 관리를 사람에게 맡기신 이래(창세 1,26), 사람이 참된 빵이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살 때 비로소 이 세상 역시 생명의 세상으로 변화되고 완성되어 구원에 이를 것임을 예고하시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인류의 구원이 곧 세상의 구원임을 가르치시는 말씀입니다. 나아가 예수님은, 당신을 생명의 빵으로 소개하시면서, 성부의 뜻에 따라 당신 자신을 십자가상 희생 제물로 바쳐 영적인 음식으로 내어주실 것임을 예고하십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미사성제를 통하여 생명의 말씀을 듣고 생명의 빵을 모시며 생명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며, 이러한 삶으로 나 자신은 물론 이웃, 나아가 세상에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주는 존재가 되기 위하여 기도하며 애쓰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하루,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 본받아, 조금 더 내려놓고 희생하여 만나는 사람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활기찬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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